[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밥을 먹은 직후 단 15분만 빠르게 걸어도 혈당이 치솟는 것을 막고 심혈관 질환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내과 전문의 김태균 원장의 유튜브 채널 '닥터딩요'에 따르면 하루 45분을 한 번에 걷는 것보다 식사 후 15분씩 나눠 걷는 '식후 걷기'가 당뇨 예방과 혈당 조절에 훨씬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당뇨병학회(ADA) 등 세계 주요 지침에 '식후 걷기'와 '30분마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기' 권고로 이미 반영된 상태다.
김 원장은 "예전에는 아무 때나 걸어도 운동만 하면 상관없다고 했는데, 식후에 걷는 게 엄청난 효과가 있다는 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루 45분을 한 번에 걷는 것보다 아침저녁으로 15분씩 나눠 걷는 게 훨씬 낫다는 사실이 두 개의 큰 연구에서 입증되면서 미국당뇨병학회 지침에 실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식후 걷기의 강점은 시간 대비 효율이다. 그는 "매 끼니 식후 15분씩만 걸어도 주당 150분 중등도 유산소 운동이라는 전 세계 모든 지침의 운동 기준을 만족할 수 있다"며 "이 간단한 운동 하나만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효과는 혈당 조절에 그치지 않는다. 혈관 탄력성이 좋아지면서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도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닥터딩요는 "혈관 탄력성이 1% 차이 날 때마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13%씩 늘어난다. 그럼 2%는 26%다"라며 "식후에 걷기만 했는데 심혈관 질환을 26%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정도면 스타틴급이다. 심혈관에 가장 효과가 좋은 약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저녁 식후 걷기가 중요하다. 저녁에는 멜라토닌 분비와 함께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는데, 이때 가장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서도 앉거나 눕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저녁에는 인슐린 저항성이 크게 올라간다"며 "이때 걷지 않으면 인슐린 대사가 망가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에서 매 끼니 식후 10~15분만 걸어도 하루 전체 혈당 곡선 면적이 12% 줄었고, 저녁 시간대만 놓고 보면 22%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저녁 시간대만 따로 비교했을 때는 혈당 면적이 22% 내려갔다"며 "대조군은 운동을 안 한 사람이 아니라 아무 때나 30분씩 운동한 사람이었는데도 저녁에 단 10분만 걸었을 뿐인데 혈당이 22%나 내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걷는 시점도 중요하다. 단백질과 지방, 식이섬유를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는 '거꾸로 식사법'으로 20분 이상 천천히 식사했다면 식후 30분 뒤에 걸어도 된다. 그는 "'식후 30분에 걸으라'는 말은 식사 첫 숟가락을 뜬 순간부터 시간이 흐른다는 뜻"이라며 "천천히 식사했다면 식후 30분 뒤에 걸으라는 말은 사실상 식사 직후에 걸으라는 말과 같다"고 풀이했다.
반대로 단순당이나 고탄수화물 위주로 빠르게 식사했다면 곧바로 걸어야 한다. 김 원장은 "콜라부터 마셨다면 즉시 걸어야 한다. 식사도 빨리 해야 한다"며 "식사 도중에도 시간은 계속 흐르기 때문에 양치질할 시간도 없다. 그냥 입에 욱여 넣고 즉시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걷는 속도는 분당 100보 이상,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는 부르기 힘든 정도의 중등도 강도가 적당하다. 보폭을 크게 벌리기보다 짧고 빠르게 잰걸음으로 걷고, 팔자걸음 대신 11자 평행 걸음으로 발목과 종아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여건이 안 되면 5~10층 높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스쿼트 150회로 대체할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CGM)로 검증한 결과에서도 식후 15분 빠르게 걸었을 때 치솟던 혈당 그래프가 완만해지면서 전체 혈당 곡선 면적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패턴이 확인됐다.
김 원장은 짧게 쪼갠 운동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정말 조금만 운동해도 효과가 인정된다는 뜻"이라며 "이를 요즘은 '엑서사이즈 스낵'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심박이 중등도로만 올라간다면 2분도 괜찮다. 1분, 5분씩 쪼갠 운동도 전부 유효 시간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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