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오만 항로 합의 막바지 조율
고유가·전쟁 반대 여론 공화당에 부담
탄약 부족 우려까지 겹쳐 외교 해법 주목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과 관련해 상당한 진전이 있다며 조만간 합의가 나올 가능성을 시사했다. 호르무즈 합의가 성사되면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재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과 오만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선박의 항로와 관리 방식을 담은 합의문을 막바지 조율하고 있다. 이란은 합의문 작성이 최종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타결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미국은 선박 운항에 이란의 사전 승인이나 허가가 필요하거나 통행료가 부과되는 방식에는 반대했다. 이란은 미국이 자국 항구에 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해협에 대한 일정한 관리 권한을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절충안을 받아들이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어 국제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을 낮추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이란에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의 영향력을 일부 허용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의 불확실성과 중동 지역의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올랐다. 6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2.49달러로 전장보다 3.8% 상승했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3%를 웃도는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은 가계의 생활비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이란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다. 최근 AP-NORC 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약 3분의 2는 이란과의 전쟁이 싸울 가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응답자의 72%는 석유와 휘발유 가격 상승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약 70%는 미국과 이란이 영구적인 휴전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전쟁 장기화와 고유가가 중간선거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화당은 현재 상·하원에서 근소한 다수 의석을 유지하고 있다. 전쟁과 고유가가 장기화해 경합 지역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질 경우 11월 선거에서 의회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대(對)이란 전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공화당 내부의 정치적 부담도 커졌다.
미군의 무기 재고 부족 우려도 군사적 선택지를 제한할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캠프데이비드 회의에서 이란전쟁으로 인한 정밀유도무기와 방공 요격미사일 부족 문제를 놓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강하게 추궁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백악관과 국방부는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운항은 아직 정상 수준과 거리가 멀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84척으로 전주보다 늘었지만, 전쟁 전 주간 통항량인 700척 이상에는 크게 못 미쳤다. 선박 피격과 운항 위협도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합의는 전쟁을 끝내는 최종 협정이라기보다 종전 협상을 다시 진전시키기 위한 첫 단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의가 성사되면 미국과 이란이 핵 문제를 둘러싼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이란의 제한적인 항로 관리권을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일지, 협상이 틀어질 경우 다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지가 향후 이란전쟁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 연방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주의원 등 각급 선출직을 뽑는 중간선거가 오는 11월3일 치러진다. 대통령 임기 4년의 중간 시점에 실시되는 이번 선거는 향후 2년간 미국 의회의 권력 구도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