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더 아픈 저소득층…과일·채소비 부담, 고소득층 5배

기사등록 2026/08/07 10:04:24 최종수정 2026/08/07 15:21:02

최근 4년 1분위 평균 부담 7.33%…5분위는 1.52%

2022~2025년도 매년 4배 웃돌아…채소는 평균 7배

2인가구끼리 비교해도 5.9~7.8배…올 1분기도 5.6배

"폭염 등 기온 1도 상승시 농산물값 0.4~0.5% 상승"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연일 폭염이 이어진 29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한 주민이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07.29. kmn@newsis.com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전국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산물 가격 불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여름철 저소득층의 과일·채소 구입비 부담이 고소득층의 평균 5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소 구입비 부담 격차는 평균 7배에 달했다.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오를 경우 같은 폭의 가격 상승이라도 저소득층 가계가 받는 충격이 훨씬 클 수 있다는 의미다.

7일 뉴시스가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분기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2022~2025년 3분기 가구의 과일·채소 관련 지출을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담은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평균 4.83배였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에서 세금과 연금·사회보험료, 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금액이다. 실제 소비나 저축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이라는 점에서 체감적인 가계 부담을 살펴보는 데 활용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1분위의 과일·채소 지출 부담은 5분위에 비해 2022년 5.04배, 2023년 4.95배, 2024년 5.17배, 2025년 4.16배 높았다. 최근 4년간 여름철마다 4배 이상의 격차가 이어진 셈이다.

예컨대 2025년 3분기의 경우 1분위 가구는 월평균 과일·채소 구입에 6만9726원을 지출했다. 5분위는 이보다 많은 13만4911원을 썼다.

하지만 처분가능소득과 비교하면 상황이 뒤집혔다. 1분위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112만6120원으로 과일·채소비가 6.19%를 차지했다.

5분위는 처분가능소득 906만5868원 가운데 과일·채소비 비중이 1.49%에 그쳤다.

특히 채소에서 소득계층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채소·채소가공품 지출 부담은 1분위가 5분위보다 2022년 7.25배, 2023년 7.30배, 2024년 7.57배, 2025년 5.97배 높았다. 4개년 평균으로는 7.02배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6일 서울 시내 마트에 진열된 오이. 2026.08.06. kch0523@newsis.com
가구원 수 차이를 감안해도 저소득층의 부담은 컸다. 2인 가구끼리 비교한 과일·채소 지출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담은 1분위가 5분위의 2022년 6.38배, 2023년 7.79배, 2024년 6.64배, 2025년 5.91배였다.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최근 자료에서도 격차는 이어졌다.

올해 1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과일·채소 지출액은 6만5649원, 처분가능소득은 93만8206원으로 지출 부담이 7.00%였다.

5분위는 과일·채소에 12만450원을 지출했지만 처분가능소득이 964만5354원으로 부담률은 1.25%에 그쳤다. 1분위의 부담이 5분위의 5.60배였다.

지난달까지 상황을 살펴보면 아직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지는 않았다. 국가데이터처의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신선채소와 신선과실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각각 4.3%, 4.7% 하락했다.

다만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향후 기상여건이 농산물 가격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은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폭염 등으로 기온이 일시적으로 1도 상승하면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0.4~0.5%포인트(p),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7%p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온이 일시적이지 않고 1년간 지속 상승할 경우에는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2%, 전체 소비자물가 수준은 0.7%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기후 변화로 인한 농산물 가격 변동이 전반적인 물가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기대 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