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미국의 한 생물학자가 연방정부 연구비 삭감으로 60년 넘게 이어온 야생동물 연구가 중단될 위기에 놓이자 성인 콘텐츠 플랫폼을 활용한 이색 모금에 나섰다. 다만 계정에 올라온 것은 성인물이 아닌 통통한 설치류 '마멋'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지난 5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에서 활동하는 생물학자 대니얼 블룸스타인 박사는 최근 성인 콘텐츠 플랫폼 '온리팬스(OnlyFans)'에 '온리맘스(OnlyMarms)'라는 계정을 개설하고 '검열 없는 마멋 콘텐츠'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블룸스타인 박사는 캘리포니아대(UCLA) 산하 로키마운틴생물학연구소(RMBL)에서 60년 넘게 이어진 '마멋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이 연구는 개별 개체를 식별해 추적하는 포유류 장기 연구 가운데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연구로, 멸종위기종은 아니지만 개체 수 변화를 유발하는 요인을 파악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학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이 줄면서 연구의 재정적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블룸스타인 박사는 "장기간 진행되는 연구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연방 지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온리팬스 계정을 만든 것은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행동이었다"고 설명했다.
온리맘스에 올라오는 영상은 성인 콘텐츠가 아닌 가족 친화적인 자연 관찰 영상이다. 굴 밖으로 얼굴을 내밀거나 햇볕을 쬐고, 초원을 돌아다니는 마멋들의 모습이 담긴다. 해당 계정은 현재까지 5000달러(약 71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온리팬스 수수료를 제외하고 약 4000달러(약 570만원)가 연구소에 전달될 예정이다.
아이디어는 블룸스타인 박사가 초원에서 마멋을 관찰하던 중 떠올랐다. 그는 최근 방영된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생계를 위해 온리팬스 계정을 만드는 장면을 본 뒤 "마멋들도 돈 문제를 겪고 있다. 우리도 조금 대담한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구실 학생들은 계정 이름을 '온리맘스'로 정했고, 실제 개설 과정에도 참여했다. 다만 본인 인증 과정에서 플랫폼 측이 프로필 사진 속 마멋과 운전면허증 속 인물이 다르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미국의 인기 이벤트 '팻 베어 위크(Fat Bear Week)'에서 착안한 '팻 마멋 위크(Fat Marmot Week)'도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오는 8월 말 가장 통통한 마멋을 뽑는 투표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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