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 속 리그 운영에 어려움 겪어
폭염으로 원치 않는 '방학 기간'까지 생겨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한 폭염에 결국 프로야구는 잠시 멈춰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자 5~6일 KBO리그, 퓨처스(2군)리그 경기를 모두 취소했고, 폭염 종합 대책 마련을 위해 6일 오후 개최한 긴급 실행위원회에서 이번 주말(7~9일) 경기도 열지 않기로 했다.
더위로 인해 일종의 '여름 방학 기간'이 생긴 셈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달 말께부터 현장에서 폭염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폭염 취소 규정이 있기는 했으나 세분화되어 있지 않고, 현장 상황과도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달 31일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부산에서 아무런 조치 없이 경기가 정상 개최됐고, 비판의 목소리는 커졌다.
이에 KBO는 지난 1일부터 경기 개시 시간을 늦출 수 있도록 하고 2경기를 폭염 취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4일에는 기상청의 폭염 특보 발효 기준에 따라 운영 기준을 세분화했다. 폭염경보 이상이 발효된 지역의 경기는 홈 구단 의견을 반영해 최대 1시간까지 경기를 늦출 수 있도록 했고,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지역에서 열릴 경기는 경기 당일 오후 1시 전에 경기 취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기상청은 하루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폭염주의보, 하루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 폭염경보, 하루 최고 체감온도 38도 또는 하루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되면 폭염중대경보를 각각 발효한다.
하지만 세분화한 운영 기준을 적용한 4일 폭염경보가 내려진 인천 SSG랜더스필드(LG 트윈스-SSG 랜더스)의 경기가 정상 진행됐다가 관중이 쓰러졌고, KBO는 결국 5일부터 9일까지 경기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KBO는 2019년부터 기상청의 폭염 특보 발령 기준에 따른 경기 취소 여부를 명문화했는데, 폭염 취소 사례는 2024년 처음 나왔다.
2024년 8월 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LG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사상 최초로 폭염 탓에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인조 잔디가 깔린 문수구장은 당시 지열이 섭씨 50도 가까이 올라 경기를 치르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후 8월 4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전과 울산 LG-롯데전, 8월 22일 포항 두산-삼성 라이온즈전이 역시 더위 때문에 순연됐다.
지난해에는 더위가 비교적 덜해 폭염 취소가 없었으나 올해 역대급 폭염이 찾아오면서 무려 30경기가 취소되고 말았다.
프로야구는 봄, 가을 환절기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울상을 짓곤 한다.
미세먼지로 경기가 처음 취소된 것은 2018년이었다.
그해 4월 6일 수원 KT위즈파크(한화 이글스-KT 위즈), 잠실구장(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 문학구장(삼성 라이온즈-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취소됐다. 당시 그라운드가 뿌옇게 보일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했다.
2018년 4월 15일에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질 예정이던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미세먼지에 가로막혔다.
2021년에는 무려 8경기가 미세먼지로 인해 열리지 못했다. 2021년 5월 7일과 8일 4경기씩이 대거 취소됐다.
2023년 4월과 2024년 4월에도 1경기씩이 미세먼지 탓에 열리지 못했다.
이상 기후 때문에 폭염, 미세먼지 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폭우까지 경기 진행을 어렵게 하는 요소가 점차 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후 변화는 한층 심화할 것이라는게 기상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야외에서 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가 리그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 되자 돔구장의 필요성이 한층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 돔구장은 키움 히어로즈가 홈 구장으로 쓰는 고척 스카이돔이 유일하다.
SSG 랜더스가 2028년 완공 예정인 청라돔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철거되는 잠실구장 대신 지어질 서울 잠실돔이 2032년 개장 예정이다.
이외에는 건립이 확정된 돔구장은 없다. 창원 NC파크나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등은 2010년 중후반대에 지어져 새롭게 돔구장이 지어질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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