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만 8조 육박…예방·치료·회복 인프라는 부족[모두의 정신건강③]

기사등록 2026/08/07 06:01:00 최종수정 2026/08/07 06:22:24

정신질환 평생유병률 27.8%…연 진료비 7조

보건 지출 내 정신건강 2.9%…선진국은 5%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형훈 보건복지부 2차관이 3월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정신건강복지 기본계획 관련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2026.03.2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신건강 문제는 심각하면 극단적 시도로 이어질 수 있어 충분한 치료와 회복이 중요하다. 당사자와 전문가들은 관련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7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 평생유병률은 27.8%로, 2011년 이후부터 연평균 0.4%씩 증가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비율은 73.6%에 달한다. 특정 소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에 따른 정신질환 진료비 지출도 매년 증가해 2024년 기준 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자료를 보면 정신건강복지센터 263개소,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63개소, 정신재활시설 366개소, 정신요양시설 59개소, 정신의료기관 2300개소 등 국내 정신건강증진기관·시설은 총 3051개소가 있다.

단 입원치료와 같은 중증 진료를 할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다. 수도권 165개 정신의료기관 중 입원(폐쇄·개방)이 가능한 곳은 110개소에 그쳤다. 통상 병원의 경우 환자 20명당 의사 1명이 있는데 정신전문병원은 의사 1명에 환자가 60명에 달한다고 한다.

기선완 가톨릭관동대 정신건강의학 교수는 "요즘은 우울증이나 불안 치료에 대한 문턱이 많이 낮아져서 개원가도 많고 약물치료나 상담, 증상 관리와 같은 건 괜찮은데 입원이 필요한 중증 치료, 정신재활 프로그램 등의 인프라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최근 공개한 국립정신병원 5개소 종합감사 처분요구서에도 5개 국립정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충원율이 2025년 기준으로 49.1%에 그쳤다.

이에 기 교수는 "급성기일 경우 행동 제어가 어려울 수 있어서 인력과 공간이 필요한데 정신과가 검사를 할 게 별로 없으니 소위 병원 수입에 도움이 안 된다"며 "지방으로 갈수록 의사 구하기는 더 어렵고 병원 수입에 도움이 안 되다 보니 병원에서는 병상 축소를 하는 경향이 있어서 환자들이 급성기에 입원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인구 1인당 지역사회 정신건강 예산 (사진=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화면 캡쳐) 2026.08.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당사자들은 치료 인프라와 함께 치료 종류 다변화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정하 정신장애와인권 파도손 대표는 "치료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는 하지만 당사자들이 원하는 수준은 안 된다"며 "너무 약물치료만 강조되고 있는데 재활이나 쉼터, 동료지원과 같은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근로는 생계활동과 함께 사회활동으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전체 장애인의 고용률이 37.2%인데 정신장애인은 14.8%에 불과하다. 또 일시적 정신건강 위기를 겪은 정신질환자 등이 임시로 거주하면서 동료지원인을 통해 회복을 하는 동료지원쉼터는 전국에 7개소 뿐이다.

정부도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국무회의를 통해 정신 응급을 필수의료로 지정했다.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 통합돌봄의 경우 2단계가 시작하는 2028년에 중증 정신질환자도 대상자로 도입될 예정이다.

또 지난 3월 발표한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통해 권역응급의료센터 17개, 공공병상 180개, 합동대응센터 18개, 급성기 집중치료실병상 2000개, 동료지원 쉼터 17개, 정신질환자 대상 주거지원 100호, 동료지원인 인건비 지원 300명 등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제1기 2차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원 추가 지정을 통해 총 38개소, 789개 병상, 정신응급 병상 130개를 확보했다. 아울러 본인의 신청이 없더라도 위기 상황에 개입해 예방과 치료를 돕는 정책 개선도 추진 중이다.

단 정신건강 예방과 치료, 회복 인프라를 지속 확충하려면 관련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보건지출 내 정신건강 비중은 우리나라가 약 2.9%로, 주요 선진국들이 5%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국립정신건강센터에 게시된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으로 인구 1인당 지역사회 정신건강 예산은 8710원,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 교육 수혜율은 4%에 불과하다.

대통령 직속 국민생명안전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우리나라가 장기 입원 중심의 후진국형 시스템이었는데 지금은 바뀌어 나가는 중간에 있다"며 "예산 확충과 함께 외래나 지역사회 중심으로 치료가 필요할 때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신속히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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