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나비 1758종 분포 달라졌다…극한기상도 이동 요인

기사등록 2026/08/06 16:35:43

105개국 567편 연구·전문가 평가서 이동 기록 6182건 통합

확장 1427종·축소 480종·고도 이동 381종…409종은 유형 중복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대한민국 대표 철새도래지인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 꼬리명주나비 암컷이 관찰되고 있다. (사진=창원시청 제공). 2026.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남아시아 원산의 토니 코스터 나비(Acraea terpsicore)는 2012년 호주에 들어온 뒤 분포 범위를 연평균 135㎞씩 넓혔다. 전 세계 조사에서도 분포 이동이 확인된 나비 1758종 가운데 약 80%가 서식 범위를 넓힌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같은 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학·진화’에 실린 전 세계 나비 분포 변화 연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15개 언어로 된 연구 567편에서 확보한 분포 이동 기록 6182건과 49개국 전문가 68명의 분포 변화 평가를 통합했다.

이동 요인이 분석된 352종 가운데 278종(79%)에서는 기후변화와 극한기상이 연관 요인으로 보고됐다. 이는 기후변화·극한기상이 언급된 종의 비중으로, 전체 이동의 79%가 두 요인 때문에 발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진은 105개국·지역에서 분포 이동이 기록된 1758종을 분석했다. 이는 학계에 기록된 나비 1만9327종 가운데 지금까지 분포 이동이 확인된 종이 약 10%라는 의미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인 10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탑동 시민농장에서 나비가 활짝 핀 황화코스모스 위에 앉아 있다. 2026.07.10. jtk@newsis.com
이동 기록이 있는 종 가운데 1427종은 분포를 넓혔고 480종은 분포가 줄었다. 381종은 더 높거나 낮은 고도로 이동했다. 409종에서는 지역에 따라 확장·축소·고도 이동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이 중복 기록돼 각 유형의 종 수를 합하면 분석 대상인 1758종을 넘는다.

연구진은 분포 이동이 기록된 종 가운데 약 80%가 서식 범위를 넓혔지만, 이를 반드시 좋은 소식으로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기온 상승으로 새로 서식하기에 알맞아진 지역으로 퍼지는 종도 있지만, 개체군이 작은 종이 덜 적합한 환경으로 옮겨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분포가 넓어졌다고 해서 개체 수가 늘거나 생존 여건이 나아졌다는 뜻은 아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연일 극한 폭염이 계속되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온도계가 지열의 영향으로 50도를 웃도는 온도를 나타내고 있다. 2026.08.06. yesphoto@newsis.com
이동 양상은 지역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분포 확장은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확인됐고 열대권에서 특히 많이 보고됐다. 분포 축소 기록은 주로 유럽과 북미에 몰렸으며, 고도 이동은 거의 모두 북반구에서 확인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런 대륙별 차이가 실제 이동 양상뿐 아니라 관측망의 밀도 차이까지 반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과 북미에는 장기 관측망이 잘 갖춰져 있지만 중앙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아마존 등 열대지역은 자료가 크게 부족하다. 따라서 대륙별 결과는 전체 나비의 실제 이동률이 아니라 연구가 어느 대륙의 이동 사례를 많이 포착했는지도 반영한 결과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연구에서 보고된 이동 요인은 종과 지역마다 달랐다. 독일의 습지성 나비 크랜베리 프리틸러리(Boloria aquilonaris)는 이탄습지의 물을 빼는 과정에서 기존 서식지를 잃었다. 루마니아의 다뉴브 클라우디드 옐로(Colias myrmidone)는 농업 집약화로 분포가 줄었고, 브라질의 고다르티아나 비세스(Godartiana byses)는 기온 상승과 함께 리우데자네이루주와 바이아주에서 상파울루주까지 범위를 넓혔다.

[아마다바드=AP/뉴시스] 23일(현지 시간)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주민들이 몬순 폭우로 침수된 거리를 건너는 가운데 한 남성이 멈춰 선 오토릭샤를 밀고 있다. 2026.07.24.
같은 종도 지역에 따라 서식 범위 변화가 엇갈렸다. 한 지역에서는 범위를 넓혔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사라지는 식이다. 차우두리 박사는 이런 종이 장기적으로 멸종 위험이 커질지 낮은 수준에 머물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종의 미래를 기존 분포만으로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연구진은 보전정책도 변화하는 서식 범위를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자료가 부족한 열대지역에 국제 공조를 통한 장기 관측망을 구축해 어느 종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모나시대 글로벌변화생태학연구실을 이끄는 샤완 차우두리 박사는 나비가 생태계 변화를 미리 알리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비의 분포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생태계 전반에 중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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