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념스님 출사표·경우스님 사직…막 오른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종합)

기사등록 2026/08/06 16:23:11 최종수정 2026/08/06 16:25:16

6일 정념 스님 공식 출마선언… '단임제' 배수진

경우스님 선운사 주지 사임 "더 큰 책임의 길"

진우스님 연임 도전땐 3파전 가능성 점쳐져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정념스님(월정사 주지)이 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8.06.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본격적인 경선 국면에 들어섰다.

정념 스님이 6일 공식 출마를 선언하며 정책 선거를 강조한 가운데, 경우 스님도 선운사 주지를 사임하고 사실상 출마 의사를 내비치면서 선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퇴우 정념 스님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20년 넘게 월정사 주지 및 교구 행정을 이끌어온 정념 스님은 "출가자 감소와 종단 신뢰 하락이라는 위기 속에 AI 대전환이라는 문명적 변화를 맞이했다"며 "전환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리더십으로 종단을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정념 스님은 대표 공약으로 '총무원장 단임제'를 제시했다. 연임 과정에서 발생하는 종단 갈등을 막고 중앙으로 집중된 권한을 지방 교구로 이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24개 교구본사의 자치 행정 법제화, 말사 주지 임명권 이양, 중앙 예산 30%의 포교기금 배정, 선거인단 단계적 확대, 불교 AI 윤리 규범 마련 등 10대 핵심 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최근 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꼽히는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정념 스님은 "단일화는 한편으로는 거의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종단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시대적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이번 선거를 통해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어 "누구라도 좋은 정책을 갖고 종도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온다면 뜻을 함께하는 일은 항상 열려 있다"며 정책을 중심으로 한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월정사 주지 퇴우 정념스님(가운데)이 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중앙종회의원 보인스님, 공동선대위원장 해관스님, 정념스님, 공동선대위원장 지현스님, 중앙종회의원 탄원스님. 2026.08.06. pak7130@newsis.com

정념 스님은 이번 선거가 과거와 같은 흑색선전과 매표 논란이 아닌 정책 선거가 돼야 한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간선제 구조에서는 네거티브와 매표 행위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미래를 향한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교구로 분산하는 교구 분권을 종단 개혁의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정념스님은 AI 시대 불교의 역할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최근 조계사에서 열린 AI 로봇 스님 수계식을 언급하며 "퍼포먼스가 과도했다"고 평가한 스님은 "AI 수행자나 AI 사제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보다 불교의 자비와 정견에 입각한 '불교 AI 윤리 규범'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이날 선운사 주지에서 물러난 경우 스님도 참석했다. 정념 스님은 "선운사 교구장을 지낸 경우 스님이 사직까지 하고 이 자리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교구장이나 교역직 소임을 맡은 스님들이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마음은 있어도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

앞서 경우 스님은 이날 오전 조계종 총무원에 선운사 주지 사직서를 제출한 뒤 '선운사 주지 소임을 내려놓으며'라는 글을 통해 지난 10여 년의 재임을 돌아봤다.

스님은 "수행과 포교, 지역사회 복지, 인재 육성에 힘써왔다"며 "한국불교는 대도약과 퇴보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승가의 근본정신과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동시에 행정과 포교의 체질을 시대에 맞게 과감히 바꿔야 한다"며 "교구가 살아야 종단이 살고, 현장이 살아야 불교가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운사 주지 소임을 내려놓고 더 큰 책임의 자리에서 각 교구의 스님들과 함께 종단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혀 차기 총무원장 선거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종단 안팎에서는 경우 스님의 사임을 총무원장 선거를 앞둔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제38대 총무원장 선거 후보 등록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며 선거는 내달 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치러진다. 경우 스님이 후보 등록을 하고 현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연임에 나설 경우 이번 선거는 3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정념 스님이 언급한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선거 구도는 유동적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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