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맥주 주춤한데 3배 커졌다…주류업계, '한 캔 술' 경쟁 치열

기사등록 2026/08/06 13:53:28 최종수정 2026/08/06 14:24:26

국내 RTD 시장 2022년 358억원→2024년 1194억원 3.5배↑

롯데칠성 RTD 매출 급증…하이트진로·오비맥주 제품군 확대

과실탄산주·하이볼 넘어 '소맥'까지…젊은 소비자 취향 공략

[서울=뉴시스] 순하리진 4종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상윤 기자 =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주류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주류업계가 맛과 도수를 다양화한 RTD(즉석음용)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주류업체들은 과실탄산주와 하이볼부터 기존 음주 문화를 한 캔에 구현한 제품까지 RTD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RTD는 별도의 재료를 준비하거나 술을 섞는 과정 없이 개봉 후 바로 마실 수 있도록 만든 완제품형 주류다. 간편한 음용 방식에 저도수·제로슈거·과일 풍미 등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반영하기 쉽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국내 RTD 주류 시장 규모는 2022년 358억원에서 2023년 673억원, 2024년 1194억원으로 증가했다. 2년 만에 3배 이상으로 확대된 셈이다. 2027년에는 26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시장 성장세는 주류업체의 실제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2분기 RTD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3.3% 증가했다. 올해 과실탄산주 브랜드를 '순하리 진'으로 재정비하고 유자·상그리아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 데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다.

대표 제품인 '순하리 진'은 올해 상반기 매출 약 17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매출 162억원을 6개월 만에 넘어섰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순하리 진 매출이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순하리 레몬진'을 시작으로 현재 자몽·유자·상그리아 등 총 4종을 운영하고 있다. 전 제품을 제로슈거로 구성하고 도수도 4.5도·7도·9도로 세분화했다. 이 중 레몬진이 전체 판매의 58%를 차지하며 브랜드 성장을 이끌고 있다.
[서울=뉴시스] 테라 스파클링 3종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이트진로도 대표 맥주 브랜드 '테라'를 RTD 영역으로 확장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스페인산 화이트와인 베이스에 과즙을 더한 '테라 스파클링'을 출시했다. 제품은 토마토와 레몬, 수박 등 3종으로 구성됐으며 테라의 강한 탄산 이미지를 과실탄산주에 접목했다.

토마토와 수박 제품은 알코올 도수 4.6도, 레몬 제품은 7도로 구성해 맛뿐 아니라 도수에서도 선택의 폭을 넓혔다. 기존 맥주 브랜드의 인지도를 활용해 새로운 맛과 음용 경험을 찾는 소비자를 RTD 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오비맥주는 글로벌 RTD 브랜드를 국내에 선보이며 수입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캐나다 1위 보드카 하이볼 '뉴트럴(NÜTRL)' 국내 출시 (사진=뉴트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비맥주가 국내에 들여온 보드카 하이볼 '뉴트럴'은 레몬 농축액과 보드카, 탄산을 조합한 제로슈거 제품이다. 국내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과도한 단맛을 줄이고 산뜻한 레몬 풍미와 깔끔한 음용감을 살렸다. 알코올 도수는 7도다.

저도수 탄산주 '호로요이'도 국내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산토리 글로벌 스피리츠는 최근 레몬과 귤의 달콤한 과즙 풍미를 조합한 여름 한정 제품 '호로요이 레몬미캉'을 출시했다.

알코올 도수 3도의 호로요이는 피치와 화이트사워, 하피클, 그레이프에 이어 레몬미캉까지 국내 공식 라인업을 5종으로 확대했다. 가벼운 음주를 선호하는 소비자와 홈술·야외 활동 수요를 겨냥했다.

RTD 제품의 범위는 과실탄산주와 하이볼을 넘어 한국의 대표적인 음주 문화인 '소맥'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브랜드 'KHEE(키소주)'와 생활맥주는 증류식 소주와 크래프트 페일에일을 최적의 비율로 섞은 RTD 제품 '키소맥'을 공동 개발했다.
[서울=뉴시스] 프리미엄 캔소맥 '키소맥' (사진=생활맥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키소맥은 인공 첨가물 없이 100% 국내산 햅쌀로 만든 증류식 소주를 사용했다. 시트러스 계열 홉의 열대과일 향에 쌀·꽃 향을 더했으며 별도로 섞어 마시던 소맥을 500㎖ 캔 하나에 구현해 익숙한 음주 문화를 프리미엄 RTD로 재해석했다.

업계에서는 홈술·혼술과 야외 활동 등 다양한 상황에서 별도의 제조 과정 없이 바로 마실 수 있다는 편의성이 RTD 시장 성장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저도수 주류를 찾는 수요가 늘고 새로운 맛과 음용 경험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젊은 소비자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과일 풍미와 탄산감·도수·당류 등을 세분화한 제품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입맛이 다양해지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주류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RTD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과한 단맛보다 가볍고 산뜻한 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져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 풍미와 탄산감의 균형을 살린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류업체들도 저도수와 다양한 맛·향 등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며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며 "이 같은 소비 흐름이 이어진다면 RTD 시장도 앞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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