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일본 구마모토현을 덮친 강진 속에서 한 동물병원이 반려동물과 함께 지낼 수 있는 대피소를 열어 이재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31일 일본 매체 뉴스포스트세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구마모토현을 진원으로 한 지진이 발생해 최대 진도 7이 관측됐다.
지진 직후 SNS에서는 사람들의 안부와 함께 시설 안에 있던 동물들을 걱정하는 글이 잇따랐다. 이온몰 구마모토에는 반려동물 용품점 '페테모 구마모토점'과 고양이 카페 'Cat Cafe MOFF' 등이 입점해 있었기 때문이다. 이온펫은 30일 자사 직원과 임차인 직원, 매장에 있던 개와 고양이 모두 무사하다고 발표했다. 폭발 이후에도 건물에 남아 있던 'Cat Cafe MOFF'의 고양이 25마리 역시 29일 무사히 구조·이송됐다.
이런 가운데 지진 발생 단 1시간 만에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지낼 수 있는 피난소를 연 곳이 있다.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류노스케 동물병원이다. 원장이자 규슈동물학원 이사장인 도쿠다 류노스케 수의사는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며 반려동물 동반 피난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도쿠다 수의사는 "자원봉사로 현장에 들어갔는데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할 수 있는 피난소가 거의 없었다. 반려동물을 버릴 수 없는 보호자들이 차 안에서 잠을 자는 등 어려운 상황을 직접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경험을 바탕으로 동물병원과 전문학교를 새로 지으면서 내진성을 강화하고 피난소로도 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대비는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도 활용됐다. 도쿠다 수의사는 당시 신속히 반려동물 동반 대피소를 열어 많은 보호자와 반려동물을 받아들였다. 이후 병원과 학교는 불시 대피 훈련을 이어오며 방재 체제를 다져왔다."
현재까지 이 피난소를 이용한 가구는 30가구를 넘어섰다. 그는 "개와 고양이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낼 수 없어 방을 따로 구분하고, 대피한 사람들의 사생활이 보호되도록 시설 안에 텐트를 설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쿠다 수의사는 재해 상황에서 약자인 반려동물에 눈을 돌리는 것이 진짜 방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인 특유의 성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주인들은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매우 싫어하고 참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이 버려진 경우도 있었다. 보통은 가족의 일원인 반려동물도 재해가 발생하면 '동물 따위'라고 말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과의 유대 덕분에 도움받는 것은 주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함께 대피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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