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관객 남성 52%·여성 48%…18~34세도 절반
고전학자·평론가·팬덤 한 토론장…스트리밍 시대 ‘공동 경험’ 되살려
영국 가디언은 1일(현지시간) ‘오디세이’가 대중의 관심을 한데 모으는 거대한 ‘모노컬처’ 현상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모노컬처는 취향별 팬덤 안에서만 소비되는 흥행작이 아니라 세대와 성별을 넘어 많은 사람이 같은 작품을 보고 이야기하는 대중문화 현상을 뜻한다.
‘오디세이’는 개봉 첫 주말 전 세계에서 2억6410만달러를 벌었다. 두 번째 주말에는 북미에서 8700만달러를 추가하며 세계 누적 흥행액이 6억3960만달러에 도달했다. 같은 개봉 기간의 ‘오펜하이머’보다 흥행 속도가 빠르지만, ‘오펜하이머’의 최종 세계 흥행액 9억7500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아니다.
북미 관객은 성별이 고르게 갈렸고 젊은층 비중도 컸다. 개봉 2주 차 관객은 남성 52%, 여성 48%로 거의 균형을 이뤘다. 연령대별 별도 집계에서는 18~34세가 절반을 차지했고, 25세 이상을 묶어 보면 76%였다. 영화 속 장면과 대사는 온라인에서 밈으로 확산했다. 밈 자체가 젊은층의 실제 관람 규모를 입증하지는 않지만, 작품이 극장 밖 온라인 공간에서도 화제가 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관객층이 넓고 온라인 반응도 뜨거웠지만, 이를 프랜차이즈 영화의 퇴조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올여름 슈퍼히어로와 리메이크, 애니메이션 영화가 잇따라 개봉했지만 흥행 성적은 크게 엇갈렸다. 2일에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개봉 첫 주말 전 세계에서 9억27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의 흥행력을 다시 입증했다. ‘오디세이’ 자체도 호메로스의 유명 서사시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가디언이 주목한 것은 슈퍼히어로나 속편이 아니어도 팬덤 밖의 관객까지 끌어들이며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하는 문화적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일부 영화평론가와 팬들은 윌슨이 영화 속 인물과 장면을 잘못 해석했다고 반박했다. 논쟁은 원전 해석과 영화적 해석 가운데 어느 기준을 앞세울지를 놓고 고전학자와 영화평론가 사이의 영역 다툼으로 번졌다. 다만 윌슨도 영화 개봉 뒤 자신의 번역본을 비롯한 ‘오디세이’ 번역서 판매가 늘었다며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고전문학에 대한 관심도 되살린 점은 인정했다.
윌슨의 비판 가운데 젠더 문제는 놀란 영화 전반의 여성 캐릭터 논쟁으로 이어졌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페넬로페는 놀란 영화에 등장한 여성 캐릭터 가운데 비교적 주체적인 인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작품 속 여러 여성 인물이 원전보다 주변부로 밀렸다고 지적했다. 여성 인물을 주로 남성 주인공의 아내나 그에 가까운 역할로 그려온 놀란의 경향이 반복됐다는 비판이다.
논쟁은 작품의 내용과 해석에만 머물지 않았다. ‘오디세이’는 장편영화로는 처음 전편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했지만, 놀란이 선호하는 70㎜ 아이맥스 필름으로 상영할 수 있는 극장은 전 세계 41곳뿐이었다. 일부에서는 소수 관객만 누리는 엘리트주의적 볼거리라고 비판했고, 다른 쪽에서는 제한된 상영관의 희소성이 오히려 관람 수요를 키웠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작품을 둘러싼 논쟁이 커질수록 대중의 관심과 문화 보도가 소수 작품에 과도하게 쏠리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그럼에도 가디언은 ‘오디세이’가 같은 영화를 본 뒤 함께 이야기하는 경험을 되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스트리밍 목록에서 다음 작품을 찾는 대신 한 편의 영화를 두고 오래 이야기하는 공동 경험이 다시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