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서울=뉴시스] 허준희 인턴 기자 = 자신의 유산을 둘러싼 동생 부부의 속마음을 우연히 듣고 충격을 받은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진 가운데, 전문가는 원하지 않는 가족과의 상속 분쟁을 줄이기 위한 법적 대비책을 제시했다.
지난달 3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40대 미혼 여성 A씨는 동생 가족과 평소 왕래가 잦은 사이였다. 식사와 여행을 함께할 만큼 가까웠고, 특히 중학생 조카를 친자식처럼 여기며 선물을 챙기는 등 깊은 애정을 보여왔다.
하지만 A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좋지 않은 소견을 받아 정밀 검사를 받으러 간 병원에서 동생 부부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됐다. 동행해 준 동생 부부가 병원 복도 모퉁이에서 "언니가 잘못되면 그 유산이 우리 아이한테 올 텐데"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것이다.
A씨는 "내 재산을 동생 부부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거나 평소 관심을 가져온 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쓰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다만 A씨는 세상을 떠난 뒤 동생 가족이 상속권을 주장하며 법적 분쟁을 제기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에 박선아 변호사는 "유언장에 '상속인들에게 재산을 한 푼도 주지 않겠다'고 명시하는 것은, 법적으로 유언의 방식을 갖추었다면 효력이 있다"며 "민법 제1091조 등에 따른 적법한 유언 등을 통해서 상속분을 지정하거나 배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형제자매의 유류분 청구권은 인정되지 않게 됐다"며 "유언으로 형제자매에게 재산을 남기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남긴 경우, 이들은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후 재산 이전 방식을 미리 설계할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면 생전부터 전문 기관이 자산을 관리하고, 사망 이후에도 계약 내용에 따라 재산을 이전할 수 있다. 박 변호사는 "사망한 후에도 신탁 계약에 따라 수익자에게 즉시 자산이 이전되므로, 상속인들이 재산에 접근할 통로가 물리적으로 차단된다"며 "또한 높은 방어효과가 있어서 상속인들이 각종 유언무효 등 소송을 하더라도 신탁 계약의 안정성을 깨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만약 병세가 악화돼 의사결정이 어려워질 경우에는 가족이 법원에 성년후견을 신청해 재산 관리에 관여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박 변호사는 "가족들의 성년후견 신청에 대비하는 방법으로 임의후견 계약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정신적 제약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신뢰할 수 있는 제3자를 후견인으로 미리 지정하고, 재산 관리의 방향을 계약서에 명시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gjwnsgml533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