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에 상여금 80억·대여금 71억 지급
法 "법인 이익 분배 위함…과세 정당"
일부 임직원 상여금만 인정…일부 승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법인이 대표이사에게 수십억원의 특별상여금과 대여금을 지급한 것에 대해 실질적으로 법인 이익을 분배한 것이라며 과세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최근 태양광 발전사업을 하는 A 법인이 삼성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다만 법원은 38억여원의 법인세 부과액 중 2억1000만여원만 취소해 사실상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A 법인은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다가 2022년 투자유치금과 사업 관련 용역대금 등 355억원 상당을 지급받았다.
이후 같은 해 8월 임직원들에게 특별상여금 총 117억5000만원을 지급했으며, 이 가운데 대표이사 B씨에게 80억원이 돌아갔다. B씨는 법인 지분 100%를 보유했다.
법인은 2022년 4월부터 8월까지 B씨에게 무담보·무이자 조건으로 8차례에 걸쳐 총 71억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지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당국은 통합세무조사 결과, 이 사건 상여금과 대여금이 실질적으로 법인의 이익을 대표이사에게 분배한 것이라 보고 법인세 등을 부과했다.
이에 반발해 법인은 상여금은 정상적인 성과급으로 손금산입 대상이고, 상여금 지급 과정에서 은닉 의도 등 부정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대여금 역시 상환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표 B와 부대표 C에 대한 상여금은 직무집행에 대한 정상적인 대가라기보다 법인에 유보된 이익을 분여하기 위한 이익처분 성격의 성과급"이라며 "손금불산입 대상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손금불산입'은 기업이 장부상 비용(손금)으로 처리한 금액이지만 세무 계산 시 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손금불산입 항목이 많이 발생할 수록 그만큼 과세표준이 늘어나 내야 할 법인세가 늘어난다.
재판부는 이어 "B의 연봉은 4억3000여만원인데 상여금 80억원을 지급받았는 바 그 지급액이 연봉의 18배에 이르고, C의 경우 상여금이 연봉의 11배"라며 "특히 C는 입사 후 불과 6개월만에 거액의 상여금을 지급받아 그 근거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법인과 법무법인, 회계법인이 주고받은 이메일도 주요 근거로 들었다. 이메일에는 대표이사 B씨에게 손금산입이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많은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법인이 세무상 위험을 줄이면서 대표이사에게 최대한 많은 현금을 지급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이런 의도를 숨기고서 사실과 다른 사원총회 의사록 등을 작성한 것은 조작에 해당하는 부정행위"라며 부정과소신고가산세 부과도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B씨에게 지급한 71억원의 대여금 역시 형식만 대여일 뿐 B에게 지급할 현금을 최대화하기 위해 고안된 이익 분배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무담보·무이자 조건으로 대여했고 실제 상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B씨가 퇴직금이나 상여금 등으로도 상환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등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이어 "B가 대여금 중 10억원을 조기상환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법인의 조세부담을 최소화하면서 B에 대한 현금지급을 최대화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B가 10억원 외에 계속해 이 사건 대여금을 상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일부 임직원에게 지급한 상여금 6억5000만원은 이익 분배가 아닌 정상적인 직무 수행의 대가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 부과처분 중 2억1000만여원은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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