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휴가 중에 업무 중'…2명 중 1명 "회사 연락 받아"

기사등록 2026/08/02 12:00:00

직장갑질119, 직장인 1000명 대상 조사

연락 받은 직장인 53.5% "즉시 업무 처리"

"휴가·퇴근 후 연락, 공짜 노동 강요 갑질"

[서울=뉴시스] 뉴시스DB. 2026.08.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휴가 기간에도 직장인 2명 중 1명은 회사로부터 업무 연락을 받고, 이들 절반 이상은 결국 휴가지나 집에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회사에 복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가 2일 공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00명 가운데 48.8%는 휴가 기간 중 직장 동료나 상사로부터 전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 업무 관련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휴가 중 업무 연락을 받은 경험은 정규직(58.5%), 조합원(65.0%), 사무직(61.4%), 월 임금 500만원 이상(61.2%), 중간관리자급(69.8%), 현 직장 근속기간 5년 이상(57.1%)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직장갑질 119는 "이는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의 휴식권이 더 잘 지켜지고 있다는 뜻이라기보단, 애초 이들의 책임 범위나 의사결정 권한이 크지 않아 휴가 중에도 찾을 일 자체가 적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업무 연락을 받은 응답자 488명을 대상으로 대응 방식을 물은 결과 37.7%는 휴가지나 집, 카페 등에서 즉시 업무를 처리했다고 답했다. 15.8%는 업무 처리를 위해 회사나 현장으로 복귀했다고 응답했다.

즉 휴가 중 업무 연락을 받은 직장인의 53.5%가 어떤 형태로든 결국 업무를 처리한 셈이다. 반면 '휴가 중임을 알리고 업무 처리를 미뤘다'는 응답은 15.6%에 그쳤다.

회사나 현장에 복귀했다는 응답은 20대(24.6%), 비정규직(21.9%), 비사무직(19.3%), 월 임금 150만원 미만(27.1%)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직장갑질119는 업무를 대신할 동료가 없거나 원격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노동자일수록 물리적으로 복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반면 휴가지 등에서 즉시 업무를 처리했다는 응답은 사무직(40.1%), 공공기관(50.0%), 월 임금 500만원 이상(42.6%), 상위 관리자급(76.0%)에서 높게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휴가 중 업무 연락은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휴식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정도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앙노동위원회와 법원도 근무시간 외 업무 지시를 불법행위로 판단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근무시간 외 전화와 문자, 카카오톡 등을 통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024년 발의됐지만 약 2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관련 입법과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성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휴가나 퇴근 후와 같이 근무시간이 아닌 시간에 업무 연락을 하는 것은 노동자의 휴식권을 침해하고 공짜 노동을 강요하는 갑질행위"라며 "눈치 보지 않고 휴가와 휴식을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는 일터 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제도적으로 명확히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직장갑질119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 1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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