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외무장관, 중국계 의원에게 인종차별성 발언
중국대사관 항의 이어 중국 관영매체도 비판 나서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31일 오피니언 면에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무장관의 최근 인종차별적 발언은 민주적이고 다양하며 포용적이라고 자부하는 이 나라에서 일부 정치인들의 행동이 얼마나 우려스러운지를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앞서 피터스 장관은 지난 29일(현지 시간) 뉴질랜드의 코로나 팬데믹 대응에 관한 토론 도중 '백신을 맞았느냐'고 질문한 로런스 쉬난 녹색당 의원에게 "당신 나라로 돌아가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고 뉴질랜드 공영 RNZ 등이 보도한 바 있다.
중국 태생의 쉬난 의원은 1994년 뉴질랜드로 이주한 중국계 의원이다. 뉴질랜드의 반이민 우파 성향 정당인 뉴질랜드제일당 대표인 피터스 장관은 이날 쉬난 의원에게 "이 수다쟁이야"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에 글로벌타임스는 "피터스는 이후 인종차별 혐의를 부인했지만 의원의 인종적 배경을 정치적 무기로 삼는 것은 단순한 당파 싸움을 넘어선 것"이라며 "전형적인 인종차별적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또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피터스가 자신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민주적 논쟁'이라는 명분으로 감추려 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민주주의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왜곡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터스 장관이 소속된 뉴질랜드제일당의 셰인 존스 부대표가 과거 멕시코 출신 의원들을 향해 "멕시코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라"라고 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일부 뉴질랜드 정치인들 사이에 이민자에 대한 편견이 깊숙이 존재한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인용했다.
저우팡인 중산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아시아 이민자 공동체에 대한 일부 뉴질랜드 정치인들의 뿌리 깊은 편견을 반영한다"며 "선거가 다가오고 정치적 압력이 커질 때마다 그들은 반(反)아시아 외국인 혐오 정서를 부추기는 포퓰리즘 의제에 의존한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주뉴질랜드 중국대사관도 전날 피터스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대사관은 30일 소셜미디어(SNS) 위챗 계정을 통해 "뉴질랜드 의회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중국과 관련해 부정적 발언을 한 데 대해 뉴질랜드 외교통상부에 엄정한 교섭(중국이 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일컫는 표현)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뉴질랜드가 중·뉴질랜드의 평등·호혜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양국 관계에 유익한 일을 더 많이 할 것을 요구한다"며 "개방·포용적이고 차별 없는 환경을 조성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비난을 자제하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뉴질랜드 의회의 토론은 뉴질랜드의 내정인만큼 중국은 논평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뉴질랜드 내 각계 인사들이 이번 발언을 비판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뉴질랜드 관련 인사들이 양국의 우호 증진에 유익한 일을 더 많이 하고 국내 정치에서 중국을 빌미로 삼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