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공시 개선안 발표…업계 "육성 방안도"

기사등록 2026/07/31 11:14:21

정부 바이오산업 육성 취지와 균형 안맞아

정보 투명성 강화 공감…부담은 커질 전망

[서울=뉴시스] 신약개발 이미지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 개선방안‘(가이드라인)을 발표하자 업계가 부담감이 커졌다. 공시 투명성 강화에는 공감하면서도 바이오산업 육성과는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30일 제약바이오 공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부터 정기·수시공시, 언론보도 가이드라인까지 공시 전반을 손질하는 종합개선 방안을 내놨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외부 자문위원과 제약·바이오 업계 등이 참여하는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 TF'를 운영해 이 같은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그간 임상시험 결과나 기술이전 계약 규모 등 연구개발(R&D) 성과가 과도하게 해석되거나, 공시와 언론보도 간 정보가 어긋나 투자자 혼란을 부르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IPO 단계에서 공모가를 산정할 때 사용하는 핵심 가정을 구체화한 데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앞으로 ▲예상 시장규모 ▲임상시험 성공확률 ▲허가·심사 리스크 ▲개발기간 및 소요비용 등 4가지 항목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증권신고서에 기재해야 한다.

특히 예상 시장규모는 이론적으로 진입 가능한 전체시장과 회사가 실제 공략하는 목표시장을 구분해 산정하도록 했다. 임상 성공확률도 파이프라인별·임상 단계별, 적응증과 치료제 유형(모달리티)별로 나눠 근거와 함께 제시해야 한다.

기술이전 계약은 계약금과 개발 마일스톤, 허가·판매 마일스톤, 로열티 등으로 세분화해 공개하도록 했다. 총 계약 규모만 부각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투자자가 지금 받는 돈과 앞으로 조건부로 받을 수 있는 돈을 구분해 계약의 실질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수시공시 범위도 넓어진다. 현재 개발 중인 제품뿐 아니라 과거 개발을 공개했던 모든 제품군에 대해 개발중단·기술이전·허가·판매까지 전체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품목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요 규제 리스크도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

중요 정보는 공시를 통해 우선 제공하도록 하고, 공시와 언론보도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담겼다. 모든 투자자에게 동일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언론보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FDA 실사 완료 예정', '사실상 성공', '희귀의약품 지정', '패스트트랙 지정' 등 투자자가 오인하기 쉬운 표현에 대한 주의 사례도 함께 제시됐다. 희귀의약품 지정이나 신속심사 대상 지정은 세제 혜택이나 행정 절차 지원일 뿐 약효 검증이나 최종 판매 승인과는 다른 개념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보 투명성 강화 측면에서는 공감하면서도 일부 조항의 경우 현실과 맞지 않아 부담스럽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오 산업 특성상 임상시험 성공확률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기술이전 계약은 상대방 의사에 따라 공개가능 여부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기술이전의 경우 쌍방이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개하지 못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며 “임상성공률의 경우 지금 근거가 되는 일부 통계 자료는 미국 기업들 기준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과 상황이 맞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는 예측이 어려운데, 만약 공시와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기업들에게 매우 부담이 될 것”이라며 “기업공개 역시 지금 바이오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더 위축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정보 투명성 강화를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는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아쉬운 점은 이렇게 기준을 강화할 때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어떤 정책 등이 함께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공시를 강화하는 것은 좋지만 바이오 산업을 붐업 하겠다는 추가 조치도 있어야 한다”며 “코스닥 시장은 실력있는 회사를 민간에서 잘 키워서 사회에 기여하는 기능이 있는 것인데, 이를 위한 육성부분이 함께 나오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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