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E·가디언·DW 등 주요 외신 조명
매기 강 감독·마이크 윌 메이드 잇 등 글로벌 창작자들 BTS '지지 연대'
그래미 측, 방탄소년단 공연 영상 삭제했다는 의혹도 나와
30일 K-팝 업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내년 2월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을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주목하고 나섰다.
영국 음악 전문 매체 NME는 "방탄소년단이 신설된 '베스트 아시안 팝 음악 퍼포먼스' 부문에 반발해 출품을 거부했다"며, 전용 카테고리 신설이 아시아 아티스트를 '올해의 앨범' 등 본상(General Field) 후보에서 배제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비중 있게 전했다. NME는 이전부터 "팝 음악은 지리적 위치나 언어, 인종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팝 음악일 뿐"이라며 특정 장르나 지역 분류에 반대해 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역시 이번 결정을 레코딩 아카데미를 향한 "부드럽지만 강력한 일침"으로 규정했다. 가디언은 아시안 팝과 라틴 팝 시장이 이미 수십 년간 성숙해 거대한 시장을 형성했음을 짚으며, "이들을 '새로운 장르'로 칭하며 별도 부문으로 분류하는 것은 주류 본상 경쟁에서 아시아 아티스트들을 격리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현지의 우려를 조명했다.
독일 공영 매체 DW 또한 과거 드레이크, 더 위켄드 등의 보이콧 사례를 언급하며 "과거 그래미 후보 지명 당시 외면받았던 방탄소년단이 신설된 아시안 뮤직 부문 수상에 관심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창작자들의 지지와 연대도 잇따르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연출한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은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미출품 소식을 다룬 기사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며 박수 이모지로 응원을 보냈다.
세계적인 프로듀서들의 연대도 이어졌다. 방탄소년단의 '아리랑' 수록곡 '에일리언스(Aliens)'를 프로듀싱한 미국 힙합 거물 마이크 윌 메이드 잇(Mike WiLL Made-It)은 해당 곡이 미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에 오른 게시물을 공유하며 방탄소년단의 소신 행보에 힘을 실었다.
'에일리언스'는 출품을 포기한 정규 5집 '아리랑'의 수록곡으로, 타인과 다른 모습과 생각, 행동이 곧 방탄소년단만의 특별함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힙합 R&B 트랙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문화강국' 이상향을 유쾌하게 비틀어 낸 "파든(Pardon) 김구 선생님 텔 미 하우 유 필(tell me how you feel)"이라는 RM의 랩 파트를 비롯해, 한국적 삶의 양식과 중모리 장단 등을 미니멀한 808 비트 위에 감각적으로 녹여냈다.
아울러 아미들은 팔로우하던 그래미 소셜 미디어 계정을 언팔로우하면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그래미 홈페이지에서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시상식에서 선보인 '다이너마이트(Dynamite)'(2021)와 '버터(Butter)'(2022) 무대 영상이 이전과 달리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외 대중음악 매체 팝 코어 등도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영상이 보이지 않기 시작한 시점이 확인되지 않았고 일부에선 다른 뮤지션들의 영상도 안 보인다는 설명을 내놓긴 했지만, 일부에선 그래미가 복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중이다.
반면 그래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의 하비 메이슨 주니어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입장을 내고 "올해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드 출품 과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지만, 음악 창작자로서 그들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스트 아시안 팝 음악 퍼포먼스' 부문이 K-팝 아티스트를 주류 시장에서 분리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메이슨 CEO는 "아시안 팝 카테고리는 아시아에서 나오는 팝 예술성의 깊이와 다양성, 비약적 성장을 축하하기 위해 신설된 것"이라며 "이 분야의 취지는 해당 아티스트들에게 전용 조명을 비추기 위함이며, 인정하는 대상을 확장하려는 목적이지 결코 분열시키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라틴 팝 슈퍼스타 배드 버니가 그간 그래미 어워즈에서 배제되다 올해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뒤늦게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을 거머쥔 예와 과거 드레이크, 더 위켄드 등 글로벌 팝스타들의 그래미 보이콧 사례 등이 회자되며 그래미 측의 수상자 선정 기준에 대한 갑론을박이 더 일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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