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년 만에 최고기온 찍은 부산…곳곳서 '더위와의 전쟁'

기사등록 2026/07/29 17:28:53

공식관측소 기준으로 38.8도

시민도 가축도 '지친다 지쳐'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폭염이 지속 중인 29일 부산 기장군의 한 축사에서 소들이 대형 선풍기 바람과 쿨링포그를 맞으며 여물을 먹고 있다. 2026.07.29.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원동화 김민지 이아름 진민현 기자 = 122년 만에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한 29일 부산 곳곳에서 더위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먼저 이날 부산시청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들은 물에 적셔서 사용하는 쿨 스카프를 착용하거나 이동용 냉방기를 사용하면서 폭염을 겨우 견디고 있다.

시청 공무원 A(40대)씨는 "열대야로 밤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피곤한 상태인데 청사도 그렇게 시원한 편이 아니라 일의 효율이 떨어진다"며 "선풍기도 더운 바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청을 방문한 민원인 B(50대)씨는 "바깥 보다는 시원하지만 청사 내부가 후텁지근하다"며 "민원인들이 민원 해결하러 왔다가 열이 더 나겠다"고 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이날 오후 5시 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폭염중대경보 발표에 따른 상황판단 및 특별대책 점검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는 폭염대응 관련 실·국·본부, 부산고용노동청,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교통공사 부산시설공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폭염 대응을 위한 기관별 주요 대책을 논의한다.

사상구는 이 날부터 내달 7일까지 각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에 '쿨(COOL) 냉장고'를 운영하고,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에 생수 8000여 병을 지원하는 등 총 4만여 병의 생수를 주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연산동에서 만난 시민 C(60대·여)씨는 "밖에 나가면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다"며 "너무 더워 평소보다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장군의 한 축사에서는 대형 선풍기와 쿨링포그를 계속 가동하며 무더위에 지친 소들을 관리했다.

또 BNK부산은행 지점 196곳에 마련된 '우리동네 기후쉼터'에는 잠시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로 북적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의 백화점에는 평일에도 불구하고 피서 겸 쇼핑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몰려 북적이고 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본격적인 피서철이자 밤낮으로 푹푹 찌는 더위가 이어진 25일 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부산에는 지난 18일부터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며, 19일부터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2026.07.26. yulnetphoto@newsis.com
롯데백화점 부산 4개점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방문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오전 방문객 수만 보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센텀시티도 이달 중순 이후 백화점 전체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1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스파랜드 19%, 아이스링크 5%, 식당가 및 식음료 매장 15% 정도 이용객이 늘어났다.

도로 열섬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부산 곳곳에서는 살수차량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부산환경공단은 부산지역 주요 간선도로 7개 구간 45개 노선에 살수차 4대를 투입해 매일 오전 5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도로에 물을 뿌리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총 3315㎞ 구간에 3696t의 물을 살수했으며,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는 30일부터는 살수차 운행 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확대한다.

찜통 더위에 부산지역 해수욕장은 피서객들이 몰려 연일 북적이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 피서철이 시작된 이번 주 들어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하루 평균 20만~22만명이, 송정해수욕장에는 2만~3만명의 피서객이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밤에도 열대야를 이겨내기 위해 해운대, 광안리 등 해수욕장을 찾는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폭염이 해수욕장 방문객 수를 증가하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며 "수온이 평균 21~23도로 수영하기 딱 좋은 환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산의 낮 최고기온은 중구 대청동 공식관측소 기준으로 38.8도를 기록했다. 이는 1904년 4월9일 부산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기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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