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남극에 작은 도시 건설하겠다는 NASA…韓 통신·로봇도 참여할까

기사등록 2026/07/29 17:38:10

누주드 메랜시 NASA 부국장 방한 기자 브리핑서 밝혀

거주구역부터 통신·원자력 전력·추진제 공장까지…단순 연구기지 넘어 상시 거주

로봇 우선 투입 후 인간 영구 상주…궤도 정거장보다 '달 표면 집중' 우선순위 조정

韓 통신·위성·로봇 기술 높이 평가…KASA와 정부간 협력 논의 착수

미 항공우주국(NASA)이 구축할 달 표면기지 상상도. (사진=NASA)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미 항공우주국(NASA)은 달 남극에 조성할 '문 베이스(달 기지·Moon Base)'를 단순한 연구기지가 아닌 거주구역과 발전·통신시설, 산소·추진제 생산공장까지 갖춘 '작은 도시'로 구상하고 있다. 아폴로 시대처럼 달에 깃발을 꽂고 돌아오는 탐사를 넘어 인간이 장기간 머물며 연구와 산업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상주 거점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누주드 메랜시 NASA 부국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달 기지를 생각할 때 중요한 점은 작은 도시와 더 유사한 모습이 될 것이라는 것"이라며 "우리의 비전을 실현하려면 작은 도시만큼 다양한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NASA는 오는 30일 우주항공청(KASA)과 'KASA-NASA 아르테미스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카를로스 가르시아 갈란 달 기지 건설 총괄 책임자와 메랜시 부국장, 네이선 쿠마 국제협력 담당, 에릭 마이어 국제협력 총괄 등이 한국을 찾았다.

◆거주구역부터 산소·추진제 공장까지…"달 남극의 작은 도시될 것"

NASA가 그리는 달 기지에는 우주인이 생활할 거주구역과 전력 시스템, 지구 및 달 궤도와 연결되는 통신 인프라, 과학 연구시설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달 현지 자원을 활용해 산소나 추진제를 생산하는 공장·산업구역도 장기 구상에 포함됐다.

메랜시 부국장은 "거주구역과 전력 시스템, 통신, 여러 위치에서 진행되는 연구와 과학 활동이 필요하다"며 "추진제나 산소를 생산하는 공장이나 산업구역도 갖추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는 달 남극 탐사기지와 유사한 작은 도시에서 시작해 점차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력은 도시를 떠받치는 핵심 기반시설로 꼽혔다. NASA는 달의 긴 밤과 극한 환경을 고려하면 한두 가지 전력원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보고, 소형 가열장치부터 대형 발전설비까지 여러 방식을 검토 중이다. 특히 원자력 분야 의경우 안전성과 신뢰성, 정책 문제가 얽혀 있지만 국제 파트너의 참여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달 기지의 수익성 자체는 NASA의 직접적인 목표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NASA가 초기 기반시설을 구축하면 이후 어떤 산업이 성장하고 수익을 낼지는 민간기업이 찾아야 할 영역이라는 것이다.

달 남극의 유인 기지 구축 이후 달 표면의 거점이 점차 늘어나며 연구기지에서 산업·상업도시로 확장되는 장기 그림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카를로스 가르시안 갈란 나사 Moon Base Program 총책임자가 2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우주항공청 NASA Moon Base Program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7.29. jini@newsis.com
◆"달에 가는 건 첫 단계"…로봇이 먼저, 최종 목표는 인간의 영구 상주

갈란 총괄 책임자는 이번 달 기지 구축 계획이 50여년 전 아폴로 프로그램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당시 목표가 달 도달 자체였다면, 이번에는 달 착륙이 출발점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달에 가는 것은 단지 첫 단계일 뿐"이라며 "달 표면에 장기간 체류하거나 영구적인 인간 거주를 유지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아폴로 계획 및 달 탐사선 발사에서 비롯돼 '불가능해 보이는 혁신·도전'을 뜻하는 '문샷'을 언급하며 "우리는 이미 문샷을 한참 넘어섰다고 본다"고도 자신했다.

달 기지 프로그램은 총 3단계로 추진된다. 현재 진행 중인 1단계에서는 로봇을 활용해 달 남극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표면 이동과 통신·전력 등 핵심 기술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초기에는 무인 로버와 각종 로봇 시스템이 중심이지만, 모든 기술은 결국 사람이 직접 사용하고 탑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게 NASA의 구상이다.

NASA는 이를 위해 기존 달 궤도 정거장 '게이트웨이' 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인력과 예산, 기술 역량을 달 표면에 재집중하고 있다. 갈란 총괄 책임자는 "게이트웨이를 폐기한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조정한 것"이라며 "달 표면에 도달해 모든 자원과 관심을 그곳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국엔 통신·위성·로봇 강점…구체 협력은 정부 간 논의부터

NASA는 달 기지 구축을 미국 단독 사업이 아닌 국제협력 프로젝트로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은 통신·위성, 로봇·모빌리티, 착륙선, 운송수단, 과학 탑재체 등에서 잠재적 협력국으로 평가됐다.

메랜시 부국장은 "한국은 통신과 위성 기술이 매우 우수하고, 다누리(KPLO) 협력에서도 이를 확인했다"며 "산업계 전반을 보면 로봇과 모빌리티에도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갈란 총괄 책임자도 한국이 관심과 기술 역량, 이를 실현할 산업 기반을 모두 갖춘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NASA가 직접 방한해 우주항공청과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 국내 기업이나 세부 협력 과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NASA는 현재 우주항공청와 정부 대 정부 협의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착륙선과 통신·항법, 표면 모빌리티, 소형 과학 탑재체 등에서 크고 작은 참여 기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NASA는 대학이나 연구기관, 중소기업이 개발한 10~20㎏ 안팎의 소형 탑재체도 달 표면에서 시험할 수 있도록 제안 창구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거대 기반시설뿐 아니라 작은 기술 실증까지 달 기지 건설 과정에 포함시키겠다는 의미다.

갈란 총괄 책임자는 "앞으로 한국과의 협업, 그리고 우주항공청과 함께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다. 이런 기회로 한국을 방문하게 돼 기대가 된다"며 "우리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에 나선 만큼 여러 국가, 기관과 하나의 팀을 구성해야 한다. 인류의 역량을 함께 발전시킬 파트너십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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