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선전에 속았다"…'극우 인플루언서' 루머, 젤렌스키에 사과

기사등록 2026/07/27 20:59:10
[서울=뉴시스] 로라 루머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후 러시아 선전에 속했던 과거를 사과했다. (사진='LauraLoomer' X 계정 캡처)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극우 성향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가 러시아 선전에 속해 우크라이나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졌었다고 인정하며 공개적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한 데 이어 미국 보수 진영에도 러시아의 허위 정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27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루머는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뒤 "러시아 선전에 속아 우크라이나에 대해 사실이 아닌 많은 내용을 믿고 있었다"며 자신의 과거 친러시아 성향 발언을 공개적으로 철회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는 나치가 가득한 나라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루머는 AP와의 인터뷰에서 "팟캐스터 한 사람의 말만 듣고 한 나라에 대한 의견을 형성해서는 안 된다"며 "직접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계정이 정지된 뒤 러시아 매체의 콘텐츠가 널리 공유되는 텔레그램을 이용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러시아 선전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는 사람들의 분노를 이용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며 당시 정치적 불만이 컸던 자신도 허위 정보에 현혹됐다고 돌아봤다.

또 터커 칼슨 등 일부 보수 성향 팟캐스터들의 주장이 러시아 측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입장 변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진영 내부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가 이렇게 많이 속았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인터뷰는 당초 루머가 머물던 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키이우에 탄도미사일 공습 경보가 발령되면서 호텔 지하 방공호에서 이뤄졌다. 루머는 우크라이나 방문 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귀국 후 직접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루머의 입장 변화를 환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실은 "러시아의 선전이나 공습 경보에도 굴하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용기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타티야나 베레즈나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문화부 장관도 AP통신에 "루머가 직접 본 진실을 미국으로 돌아가 널리 알리길 바란다"며 "이번 방문이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루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입장을 바꿨음에도 다른 논란과는 거리를 두지 않았다. 그는 과거 9·11 테러 음모론과 아이티 이민자 관련 허위 주장을 퍼뜨린 전력이 있으며,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 중에도 "무슬림을 한 명도 보지 못해 좋았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방문 비용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돈을 받지 않았다"고 거듭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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