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얼리샤 키스의 명곡에 자전적 서사 담은 주크박스 뮤지컬
익숙한 노래로 10대 소녀 앨리의 성장과 꿈 향한 서사 전해
앨리 역의 김수하, 사춘기 소녀로 분해 다채로운 매력 뽐내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우리 둘만 둘만 함께 있다면 두렵지 않아 우리 둘만 둘만 함께 있다면 그 무엇도 나는 함께 있다면 다 괜찮아 나는"(넘버 '노 원(No One)' 중)
미국 싱어송라이터 얼리샤 키스의 익숙한 노래가 갈등을 빚던 모녀가 마침내 화해하는 순간의 노래로 다시 태어난다. 연인을 향한 사랑을 노래했던 원곡은 가족을 향한 사랑으로 새롭게 불린다.
지난 24일 개막한 뮤지컬 '헬스키친'은 키스가 자전적 성장 이야기에 자신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그가 실제 어린 시절을 보낸 1990년대 뉴욕 맨해튼의 헬스키친을 배경으로, 자유를 갈망하는 10대 소녀 앨리가 엄마와의 갈등, 첫사랑, 음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성장기를 다룬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음악이다.
그래미 어워즈를 통산 17차례 수상한 키스의 대표곡들은 인물의 감정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서사를 이끌어간다. 자연스럽게 번안된 가사는 극의 흐름과 맞물려 적재적소에 배치됐다.
이 노래들은 단순한 연인들의 사랑을 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의 대표곡들은 가족과 우정, 꿈을 향한 열망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관계의 이야기로 표현된다. '노 원(No One)'은 엄마와 딸의 노래가 되고, '이프 아이 에인트 갓 유(If I Ain’t Got You)'는 앨리와 아버지의 감정을 잇는다.
작품의 프로듀서로 참여한 키스가 뮤지컬을 위해 새롭게 만든 곡들도 단번에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앨리가 허드슨강을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을 쏟아내는 '더 리버(The River)'나 미스 라이자 제인 선생님과의 만남을 계기로 피아노라는 운명을 발견한 순간을 담아낸 '칼레이도스코프(Kaleidoscope)'는 낯익은 명곡 사이에서도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배우들의 열연도 작품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린다.
앨리 역은 김수하와 손승연, 박지원이 나눠 연기한다. 개막 공연에 나선 김수하는 '질풍노도'의 10대 소녀로 앨리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엄마에게 반항하는 고집불통의 모습부터 사랑에 빠진 소녀의 설렘과 발랄함, 피아노에 마음을 빼앗긴 순간까지 인물의 다채로운 면모를 드러낸다. 때로는 철없고 제멋대로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매력을 마음껏 뽐내며 관객이 앨리의 성장에 자연스레 마음을 싣게 한다.
앨리의 엄마 저지 역에 박혜나와 더블캐스팅된 최현선은 싱글맘의 강인함과 불안함을 섬세하게 전한다. 특히 넘버 '폰 잇 올(Pawn It All)'에서 감정을 터뜨리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시작부터 끝까지 작품이 뿜어내는 강렬한 에너지도 '헬스키친'의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다채로운 조명과 영상으로 1990년대 뉴욕 헬스키친 거리의 활기를 생생하게 구현해내고, 자유분방한 스트리트 감성을 담아낸 안무는 도시의 역동적인 리듬을 표현해낸다. 여기에 배우들의 힘 있는 가창까지 더해지며 160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진다.
피날레를 장식하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Empire State of Mind)'가 울려퍼지면 객석의 열기도 최고조에 이른다. 뉴욕에 대한 찬가는 서울의 관객에게도 뜨거운 에너지를 안긴다.
GS아트센터에서 11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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