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민영 인턴 기자 = 입속 세균과 잇몸 건강이 심장질환과 인지기능 저하 등 다양한 전신질환과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가 시작되면서 구강 건강을 전신 건강의 중요한 요소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연구들은 잇몸 질환 부위의 세균과 이에 대한 면역반응이 심장질환, 당뇨병, 인지기능 저하, 관절염, 호흡기 질환, 만성 간질환 등 다양한 질환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강 건강을 전신 건강의 중요한 요소로 보고 의학과 치의학을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관성의 핵심 원인으로 만성 염증을 주목하고 있다. 치주염이 발생하면 염증으로 잇몸의 방어막이 약해지면서 양치질이나 치실 사용, 음식물을 씹는 일상적인 과정에서도 소량의 세균이나 세균 부산물이 혈류로 들어갈 수 있고 이것이 전신 염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치주질환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더욱 흔하게 나타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의 거의 절반이 치아 주변의 뼈 손실을 동반하는 중증 잇몸질환인 치주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주염 유병률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해 65세 이상에서는 약 60%가 어떤 형태로든 치주질환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층은 건강수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질환에도 취약한 만큼 구강 건강과 전신 건강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장수와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2023년 학술지 생물노인학에 발표된 논문은 구강 건강이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결론 내렸다. 아울러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치주질환과 충치, 치아 상실 등이 노화로 인한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기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법과 진단 기술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연구진은 치태를 제거하는 기존 치료와 함께 잇몸 염증을 조절하는 신약과 치료용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일부 후보 물질은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갔다. 유익균은 유지하면서 유해균만 줄이는 예방 기술과 인공지능(AI), 타액 검사, 센서 기반 모니터링을 활용한 조기 진단 기술도 연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의료와 치과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치과협회(ADA) 산하 포사이스 연구소의 원위안 스 박사는 심장 전문의가 환자에게 정기적인 치과 검진 여부를 묻는 것이 자연스러운 의료 환경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WSJ는 의료기관과 치과가 진료기록을 공유하면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고위험 환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치과 치료와 연계하고 치과에서도 전신질환의 이상 징후를 발견해 주치의와 협력하는 진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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