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방화 아파트 "계약서·통장 공개하라" 갈등…감사서 운영 미비 드러나

기사등록 2026/07/24 18:33:22 최종수정 2026/07/24 18:39:46

감사서 과태료 2건 등 10건 조치

관리비 공개액 불일치·폐지 수익 미공개

횡령 의혹·범행 연관성은 확인 안 돼

[경산=뉴시스] 이무열 기자 =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폭발 추정 사고 현장에 불탄 신발이 놓여 있다. 2026.07.23. lmy@newsis.com
[경산=뉴시스]정재익 기자 = 방화 사건이 발생한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에서 관리비 공개와 운영 절차 등을 둘러싼 갈등이 오랜 시간 이어져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요청으로 실시된 감사에서는 관리비 공개와 관리규약 운영 등의 미비가 확인됐다. 다만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이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범행 동기로 작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24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산시는 지난해 11월 해당 아파트 입주민의 공동주택 관리 감사 요청을 접수한 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조사를 요청했다.

감사 요청서에는 최근 수년 동안 진행된 방수·도색 공사의 계약서와 세금계산서, 입출금 통장 등 관련 자료를 확인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관리비 관련 자료와 주민대표 선출 과정 등을 점검해 달라는 요구도 포함됐다.

LH 조사 인력은 지난 1월28일부터 이틀 동안 아파트 관리비와 잡수입, 장기수선충당금, 관리규약 운영 등을 살폈다.

감사 결과 과태료 2건, 행정지도 7건, 권고 1건 등 10건의 조치가 내려졌다.

감사에서는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공개된 관리비 합계액이 실제 관리비 부과내역서와 일치하지 않은 점이 지적됐다.

폐지 판매 수익 등 잡수입을 관리비 부과내역서와 게시판 등에 공개하지 않은 사실과 장기수선충당금 사용 내역 일부가 누락된 사례도 확인됐다.

과태료 2건은 감사 당시 운영위원장이 실질적으로 관리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법정 의무를 지키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감사팀은 당시 운영위원장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정기 관리단 집회에서 관리 업무와 예산·결산 내역 등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관리인에 해당하는 운영위원장 선임 사실을 경산시에 신고하지 않은 점도 과태료 처분 대상에 포함됐다.

현재 관리인은 약 2개월 전 새로 선임된 인물로 이번 감사에서 과태료 처분 대상이 된 운영위원장과는 다르다.
[경산=뉴시스] 이무열 기자 =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발생해 있는 모습. 2026.07.23. lmy@newsis.com
주민들은 관리비와 공사비 집행, 관련 자료 공개 등을 놓고 당시 관리 주체와 일부 입주민 사이에서 약 6년간 갈등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한 입주민은 "피의자 유모(71)씨가 공사비와 관리비 사용 내역 등으로 지속해서 관리실에 문제를 제기했다"며 "계약서, 세금계산서, 입출금 통장 등을 보여달라는 요구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공사비가 부풀려졌거나 관리비가 부적절하게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러나 횡령이나 공사비 부풀리기 등 형사상 의혹은 감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경산시 관계자는 "행정기관이 특정 공사비나 판공비가 많거나 적은지를 판단할 법적 근거는 없다"며 "횡령 여부도 이번 감사에서 확인된 내용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3일 오전 8시29분께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피의자 유씨를 포함한 주민 등 8명이 화상을 입었다.

전신화상을 입고 서울 한 상급병원에서 치료받던 50대 여성은 이날 오전 숨졌다. 경찰은 유씨의 혐의를 현주건조물방화치상에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으로 변경하고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jik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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