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에 40개 앱 움직인다…'대화' 넘어 '실행' 나선 폰AI[언팩, 그 이후③]

기사등록 2026/07/26 14:00:00

갤럭시 Z 폴드8·플립8에 '제미나이 인텔리전스' 첫 적용…40여개 앱 연동

앱 연동으로 예약·일정 등록까지…'에이전틱 AI' 전면 배치

애플도 차세대 '시리 AI' 맞불…기기·서비스 결합한 차별화가 관건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west 사옥에서 직원들이 삼성전자 '갤럭시 플립8·Z폴드8·폴드8울트라' 스마트폰 3종을 소개하고 있다. 2026.07.2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이번 주말 친구들과 성수동에서 저녁을 먹을 만한 식당을 찾아 예약해줘.”

갤럭시 Z 폴드8에 이처럼 요청하면 인공지능(AI)이 이용자의 일정과 취향에 맞는 후보를 추리고, 예약과 일정 등록에 필요한 앱을 차례로 연결한다. 예약 가능한 식당과 시간대를 찾아 결제 직전 단계까지 진행하면 이용자가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한다.

그동안 AI가 질문에 답하고 정보를 정리해주는 ‘대화형 검색 비서’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이용자를 대신해 여러 앱을 연결하고 연속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가 스마트폰에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다.

◆ "찾아줘" 넘어 "해줘"로…40여개 앱 직접 연결

삼성전자가 이번 언팩에서 선보인 차세대 폴더블 라인업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는 구글과 손잡고 최초로 탑재한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다.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는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고 정보를 찾아주는 기존 제미나이에서 한 단계 나아가, 이용자가 원하는 목표를 파악하고 필요한 앱을 연결해 작업까지 처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능이다.

신형 갤럭시 Z 시리즈에서는 제미나이의 작업 자동화 기능을 지원하는 앱이 카카오, 배달의민족, 스타벅스, KFC, 버거킹, G마켓, 11번가, 놀티켓, 트립닷컴, 캐치테이블, 익스피디아 등 국내외 주요 40여 개로 확대됐다.

이를 통해 음식 주문과 상품 구매, 식당 예약, 여행 준비, 공연 티켓 구매 등 여러 단계가 필요한 일상 작업을 AI가 백그라운드에서 이어서 처리한다.

최종 결제 단계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내용을 확인하고 승인한다. AI가 예약이나 장바구니 담기 등 결제 직전 단계까지 처리하면 이용자가 금액과 내역을 검토한 뒤 결제를 완료하는 방식이다.

◆ 구글 AI에 삼성식 개인화…갤럭시 최적화 승부

삼성전자는 구글 제미나이를 그대로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AI와 갤럭시 기기·서비스를 결합해 갤럭시에 최적화된 사용 경험을 구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외부 앱과 구글 서비스를 연결하는 작업에는 제미나이를 활용하고, 삼성 자체 앱과 서비스에 특화된 기능에는 가우스와 같은 자체 AI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자체 AI와 외부 AI를 기능에 따라 조합하는 ‘하이브리드 AI’ 전략인 셈이다.

삼성의 자체 기능인 '나우 넛지'와 '나우 브리프'도 차별화 수단이다. 나우 넛지는 갤럭시 화면에 표시된 내용과 이용 상황을 파악해 일정 추가나 사진 공유 등 다음 행동을 제안한다. 나우 브리프는 이용자의 일정과 예약, 여행 정보 등을 바탕으로 하루에 필요한 정보와 알림을 개인화해 제공한다.

제미나이가 이용자의 요청을 받아 여러 외부 앱에서 작업을 수행한다면 나우 넛지와 나우 브리프는 갤럭시 안에서 이용자의 현재 상황과 일상 맥락을 파악해 필요한 행동과 정보를 먼저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폴더블, 워치, 링, TV, 가전 등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AI에 연결해 이용자를 더 잘 이해하는 경험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워치와 링은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스마트싱스는 가전과 모바일 기기를 연결하는 만큼, 삼성은 이 같은 기기 생태계를 갤럭시 AI의 차별화 기반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뿐 아니라 기존 갤럭시 기기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올해 안에 8억명에게 갤럭시 AI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앞으로 AI는 얼마나 똑똑한가보다 이용자를 얼마나 더 이해하는가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그 이해는 사람들이 매일 쓰는 디바이스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보호 원칙도 명확히 했다. 민감한 정보는 기기 내부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를 우선 적용하고, 보안 플랫폼 녹스를 기반으로 관리한다. 노 사장은 "가장 민감한 개인 데이터는 기기 내부에 두고 AI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사용자가 직접 확인하고 판단할 수 있게 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9일 새벽 2시(한국시간) 세계개발자회의(WWDC2026)에서 차세대 애플 인텔리전스로 구동되는 완전히 새로워진 버전의 '시리 AI'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사전 공개했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시리도 앱 넘나든다…닮아가는 AI, 차별화가 관건

삼성의 최대 경쟁사인 애플도 실행형 AI로 맞불을 놨다. 애플은 세계개발자회의(WWDC2026)에서 차세대 '시리 AI'를 전격 공개했다.

차세대 시리는 메시지와 이메일, 사진 등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고 화면 내용을 파악해 앱 내부 작업으로 이어서 처리한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 영어 버전 베타 서비스를 먼저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과 애플이 모두 개인적인 맥락을 파악하고 여러 앱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실행형 AI를 내세우면서, 각사의 기기와 앱·서비스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해 차별화된 경험을 구현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AI 경쟁의 기준도 어떤 모델을 탑재했느냐보다 이용자의 일을 얼마나 매끄럽게 처리하고 이를 자사 기기와 서비스만의 경험으로 연결하느냐로 옮겨갈 겻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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