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교육 받고 근무 투입됐지만 최저임금 보장 안해
계약기간 1년 이상 돼야 최저임금 90%만 적용 가능
근로기준법이 계약서보다 먼저…최저임금 이상 받아야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 대학생 A씨는 교환학생으로 독일에 가기 위해 채용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한 헬스장의 안내 업무에 지원했다. 간단한 면접을 거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던 A씨는 6개월짜리 단기 계약기간 중 수습기간이 3개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계약기간의 절반이 수습기간이라는 점이 의아했지만, 배울 업무가 많아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첫 출근 날 A씨는 사수에게 헬스장 청소와 손님 응대, 계약서 작성 보조 등 기본적인 업무만 간단히 안내 받은 뒤 곧바로 근무에 투입됐다. 또한 수습기간 동안 A씨는 최저임금의 90%만 받게 됐다. A씨는 업무를 배우는 단계인 수습기간을 과도하게 운영하면서 최저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궁금해졌다.
수습기간은 신규 근로자가 조직에 적응하고 업무 수행 능력을 익히기 위해 운영된다. 수습 직원이라고 해서 아직 채용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근로계약이 체결된 이후의 단계인 만큼 수습 직원도 근로기준법과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는다.
현행법은 수습기간을 모든 사업장에서 반드시 운영하도록 규정하지는 않다. 사업주는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따라 수습기간을 운영할 수 있고,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이를 제한하는 별도 규정도 없다.
그렇다면 A씨의 경우처럼 하루만 업무를 배우고 다음 날부터 본래 업무에 투입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현행법상 수습 직원의 업무 범위에 대한 규정은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수습기간은 사용자가 업무 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간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수습기간 중 근로자를 실제 업무에 바로 투입하는 것이 법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석상엽 법무법인 일로 변호사는 "법원은 수습을 교육이나 업무 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간으로 보고 있다"며 "사용자가 근로자의 업무 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실제 업무를 맡겨볼 필요가 있는 만큼, 수습기간 중 본래 업무를 수행하는 것 자체를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석 변호사는 "직무 습득과 무관한 업무를 반복적으로 지시하는 등 수습의 취지에서 벗어난 업무를 부여하는 경우에는 법 위반이 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수습기간을 이유로 최저임금을 감액해 지급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최저임금법 제5조와 같은 법 시행령에 따르면 수습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의 90%를 지급할 수 있는 경우는 ▲수습 시작일부터 3개월 이내 ▲근로계약기간 1년 이상 ▲단순노무직이 아닌 경우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A씨는 근로계약기간이 1년 미만인 6개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해당 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회사는 수습기간 동안 A씨에게 최저임금의 90%가 아닌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
만약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 동안 최저임금의 90%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고, A씨가 이에 동의했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해당 조항은 효력이 없다.
최저임금법 제6조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계약서에 관련 내용이 적혀 있더라도 A씨는 최저임금 전액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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