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해줄테니 공제 가입해라"…지역 신협서 '꺾기' 영업하다 적발

기사등록 2026/07/24 10:51:21 최종수정 2026/07/24 11:32:24

대구 청운신협, 45억 대출 후 상품 가입 요구…과태료·과징금 부과

당국 안내·제도 개선에도 반복…"신고 활성화·제재 강화 등 억지력 높여야"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지역 신용협동조합(신협)에서 대출을 내주는 조건으로 보험·공제상품 가입을 요구하는 이른바 '꺾기' 영업을 하다 적발됐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대출과 보험·공제상품 가입을 연계하는 불공정 영업행위가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29일 대구청운신협에 구속성 공제상품 계약 체결(꺾기) 등을 이유로 과태료 3500만원, 과징금 4200만원을 부과하는 조치안을 의결했다.

청운신협은 2021년 5월 21일 중소기업에 45억원을 대출한 뒤 14일 만인 같은 해 6월 4일 해당 기업 대표에게 신협중앙회 공제상품 가입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이를 대출을 조건으로 다른 금융상품 가입을 유도한 '구속성 공제상품 계약 체결(꺾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담당 직원은 공제상품 모집수당을 지급받는 등 금품수수도 함께 적발됐다. 금융위는 기관 제재와 함께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도 면직·견책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꺾기는 금융기관이 대출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차주에게 원치 않는 적금, 보험, 공제 등 다른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이를 거절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대표적인 불공정 영업행위로 꼽힌다.

이 같은 불공정 영업행위를 막기 위해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전면 시행됐다. 법에는 대출성 상품 계약 체결 전후 각 1개월 이내에 보장성 보험·공제상품 계약을 연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법 시행 5년째인 지금도 관련 불공정 영업행위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그간 관련 안내를 강화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

금감원은 2024년 7월 '금융꿀팁'을 통해 대출을 조건으로 예·적금, 보험, 신용카드 가입을 요구하는 행위는 불공정 영업행위에 해당하며 소비자는 이를 거절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또 대출 실행일 전후 1개월 이내 보장성 보험·공제상품 가입을 연계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대출과 무관한 상품 가입을 강요받은 경우 금융감독원이나 금융회사 소비자보호 담당 부서 등에 신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을 발표하고 사전예방 중심의 소비자보호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리스크 기반 소비자보호 감독체계를 구축하고 금융상품 판매관행 개선, 소비자 선택권 보장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금소법 시행과 소비자 보호 강화에도 금융회사와 차주 간 힘의 불균형이 여전한 만큼 현장에서는 꺾기 관행이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을 해주는 금융회사와 돈을 빌리는 차주 간 힘의 불균형이 존재하는 만큼 차주 입장에서는 불리한 조건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며 "금소법 시행 이후에도 꺾기가 반복되는 것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와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신고 활성화와 제재 수위 강화 등을 통해 억지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금융회사도 내부통제를 강화해 대출 과정에서 소비자가 불리한 위치에 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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