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DIP로 PB·생필품 중심 새 영업 모델 추진
운영비·체불 대금 동시 해결…운영 계획도 불투명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을 발판으로 매장을 소형화하고 식품과 자체브랜드(PB) 중심의 '한국판 트레이더조' 모델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제한된 자금을 매장 운영비와 밀린 임금, 납품업체 미정산 대금 등에 동시에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업 재개 계획도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정상화까지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쪼개 써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구체적인 매장 운용안조차 확정되지 않아 실제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겹겹이 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DIP 대출금이 집행되는 즉시 임시휴업 중인 핵심 점포 67곳의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점포 운영 방식도 대폭 바꾼다. 기존 대형 복층 매장은 약 1000평 규모의 단층 매장으로 재구성하고, 상품은 식품과 PB, 판매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 중심으로 단순화해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매장 규모와 상품 수를 줄이고 점포 운영 인력도 최소화해 고정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매장 문을 다시 연다고 해서 곧바로 정상 영업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금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딜레마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전날 공식 입장에서 "DIP 대출금이 입금되면 상품대금과 연체 임대료, 유틸리티 비용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우선 지급하고, 지급이 지연된 직원 급여와 소상공인 미정산 대금도 병행해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매장을 다시 열기 위한 운영비를 먼저 투입하면서도 직원 급여와 납품업체 미정산 대금까지 함께 해결하겠다는 의미다.
문제는 DIP 자금이 투입되기 전부터 직원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비용이 누적돼 있다는 점이다. 신규 상품 매입과 임대료 등 영업 재개 비용뿐 아니라 밀린 급여와 퇴직급여까지 동시에 충당해야 해 자금 운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앞서 집계한 6월 전체 체불임금은 약 333억원이다. 홈플러스가 13일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6월분 급여의 40%를 지급한 점을 고려하면 남은 6월분 체불임금은 약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미지급된 퇴직금도 부담이다. 홈플러스는 전날 퇴직급여 지급 지연 안내문을 통해 회사 자금 부족으로 지급 예정이었던 퇴직급여와 퇴직금 회사 부담분 지급이 미뤄졌다고 알렸다.
지급이 지연된 항목은 퇴직월 급여와 잔여 연차수당 등을 포함한 근로정산금,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사내부담금,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등이다. 업계에서는 미지급 퇴직금 규모가 약 6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13일부터 전국 점포의 영업을 중단하면서 필수 근무 인력을 제외한 직원들을 휴직 상태로 전환했다. 회사는 휴직 직원들에게 평균임금의 70% 수준인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점포 영업 재개가 늦어질수록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휴업수당과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노조는 여름 휴가철 수요를 놓치지 않으려면 조속히 점포 영업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8월 초까지가 휴가철 피크 시점인 만큼 고객 수요가 많은 시기 전에 점포를 열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진행이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점포 운영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한 노사 면담은 27일 열린다. 14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의 면담이 불발된 이후 약 2주 만이다. 이번 면담에는 김 부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담에서는 점포별 영업 재개 일정과 인력 운용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다만 제한된 자금으로 체불 비용을 해소하는 동시에 상품 공급과 인력 운영까지 안정화해야 하는 만큼 점포를 다시 여는 것과 정상 영업을 궤도에 올리는 것은 별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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