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 때마다 배달 관련 항의 증가
업계 "수요·공급 불균형…문제 반복"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최근 전국에서 기습 폭우가 잇따르면서 배달 전문 매장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업소 특성상 매출을 전적으로 배달에 의존하는데 물 폭탄이 쏟아지는 날이면 기사 배정이 어려운 데다가 고객 항의가 폭주해서다.
서울 강남구에서 배달 전문 치킨집을 하는 김모(45·여)씨는 2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엊그제만 해도 배달 관련 고객 컴플레인이 10건 넘게 들어왔다"며 "고기가 식어 눅눅하고 딱딱하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특정 지역에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가 이어질 경우, 오토바이 배달 기사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지 오래라고 김씨는 설명했다. 요즘 유튜브에서 배달 아르바이트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자동차나 도보로 오는 기사가 늘었다.
김씨는 "가게가 대로변에 있어서 자동차 배달 기사님들이 제법 되는데 비 오는 날 자동차나 도보 배달이 배정되면 정말 난감하다"고 했다. 이어 "가게가 라이더를 고르는 시스템이 아니고 배달 대행사에서 정하는 방식이라 어떤 기사가 올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번 주 내내 계속된 비 소식에 김씨는 예정에 없던 즉흥 휴가를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달 관련 항의에 가게 문을 잠시 닫아 두고 싶은데, 프랜차이즈 본사와 계약이 있어 아무런 사유 없이 쉬기는 힘들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인천 서구에서 배달 카페를 운영 중인 박모(53·여)씨는 "비가 오면 일단 주문 취소 건수부터 상승한다"며 "우리는 24시 매장인데 비 오는 심야에는 거의 라이더 배정이 안 된다"고 말했다.
카페 업력이 20년이 넘은 박씨는 우천 시 빗발치는 고객 항의를 피하려고 배달 용기를 캔으로 교체했다. 박씨는 "일반 용기보다 4배 이상 비싼데도 어쩔 수 없다"며 "음료가 쏟아졌다는 고객 컴플레인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용기를 바꿨다"고 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배달 전문 중국집을 하는 강모(61·여)씨는 기상 상황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아예 배달 아르바이트생 3명을 뒀다. 강씨는 "한집 배달을 해도 진짜 주문지로 바로 가는지 우리가 알 수 없으니까 불안했다"며 "손님한테 면이 불어서 가면 결국 욕먹는 건 우리 업장"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배달로 인한 고객 불만을 피하려면 자체 배달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기상 상황이 나쁜 날 고객 항의가 증가하는 현상을 두고 배달 플랫폼 업계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서 원인을 찾았다.
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이용자 수요는 늘지만 반대로 라이더분들은 굉장히 위험한 업무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활동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배달 수요와 라이더 공급 불균형 때문에 매번 악천후마다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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