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직속 '로봇 컨트롤타워' 신설
제조 기반 데이터·부품 역량이 '강점'
삼성 "제조 먼저", LG "3각축 전방위 공략"
'로보틱스'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국내 기업들은 방대한 제조 현장을 로보틱스 기술의 핵심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며 글로벌 시장 선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공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드웨어의 정밀도와 내구성을 높이는 '제조 퍼스트' 전략은 한국만의 차별점이다. 나아가 극한의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방산 로봇 또한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뉴시스는 <로봇 전쟁> 기획을 통해 우리 기업의 로보틱스 기술을 집중 조명한다.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로봇 사업을 위한 원포인트 조직 개편에 나섰다.
양사는 대표이사 직속으로 로봇 사업을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를 신설하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양한 제조 현장에서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봇을 고도화하는 한편, 부품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부품 내재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양사의 로봇 사업 로드맵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제조 현장에서 로봇 기술을 검증한 뒤 시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산업용·상업용 로봇은 물론 가정용 로봇을 더한 3각축으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로봇 사업을 위한 원포인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노태문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속 'RX(Robotics eXperience) 사업추진실'을, LG전자는 류재철 대표이사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를 각각 신설했다.
그동안 자회사나 계열사 단위로 이뤄지던 로봇 사업을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를 신설해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랜 기간 제조 현장에서 쌓아온 데이터와 부품 역량이 로봇 사업 추진시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중공업, 삼성E&A 등 계열사가 디스플레이, 전자부품, 배터리, 조선·플랜트에 이르는 서로 다른 제조 현장을 두루 갖추고 있는 만큼 로봇 활용 시 정밀 전자 조립부터 중량물 취급까지 폭넓은 작업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로봇의 핵심 경쟁력인 데이터 활용을 강화하기 위해 구미사업장에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LG전자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연구개발(R&D) 캠퍼스에 로봇 학습용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 중이다.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배터리, 정밀 제조 등 세계적 수준의 하드웨어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제조 특화 피지컬 AI 기술 내재화에 유리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서지훈 한국산업은행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2일 발표한 '피지컬AI 산업 생태계 분석 및 경쟁력 강화 방안' 보고서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용 로봇 밀도와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 첨단 제조업 중심의 고난도 제조 공정을 보유하고 있다"며 "학습 데이터·실증 환경·레퍼런스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산업 구조를 바탕으로 실제 제조 데이터 확보에 매우 유리한 환경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로봇 부품 내재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60년 이상 축적해 온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액추에이터를 직접 설계·생산해 글로벌 로봇 제조사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의 핵심 난제로 꼽히는 로봇 손(덱스터러스 핸드) 개발에 나선다.
덱스터러스 핸드는 휴머노이드 부품 원가에서 17~31%를 차지할 만큼 기술 장벽과 비용 부담이 큰 영역이다.
이번에 삼성전자에 합류한 김의겸 아주대 교수가 핸드를 비롯한 지능 조작 기술 전반에 대한 개발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제조 먼저"…LG "3각축 전방위 공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보틱스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섰지만, 상용화 전략은 다소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제조 현장에서 로봇 기술을 검증한 뒤 시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노태문 대표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6에서 "로봇이 가장 효과적이고 데이터를 축적하고 역량을 고도화할 수 있는 곳이 제조 분야"라며 "삼성은 가전, TV, 모바일, 네트워크, 의료기기 등 다양한 제조 분야가 있는 만큼 역량을 키운뒤 B2B(기업간거래), B2C(기업소비자간거래)로 나갈 것이다. 홈 로봇은 B2C향 중 하나"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자회사를 중심으로 구축하고 있는 산업용·상업용 로봇에 대표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의 가정용 로봇을 더한 3각축으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올해 1월 CES 2026에서 공개한 홈로봇 '클로이드'의 실증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류재철 대표는 당시 현지 간담회에서 "클로이드는 내년이면 실험실에서 나와 현장에 투입이 돼 여러분들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로봇 부품을 포함해 내년부터는 홈로봇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로봇 자회사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에 몰두했던 전자업계가 본격적인 로봇 상용화 및 양산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한다.
미래에셋증권 박선영 연구원은 "국내 주요 대기업의 로봇 사업 추진력과 휴머노이드 경쟁 구도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며 "정부 주도의 로봇 산업 육성 정책과 민관 펀드의 자금 지원이 더해지면 관련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