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퍼포머와 관객 뒤엉킨 예측 불가 난장
"무리한 요구면 파업해라" 즉흥성 극대화
은박지와 레이저로 빚어낸 21세기 굿판
24~27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싱크 넥스트 26 현대무용 '킬링 하이라키'의 안무가 김관지는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아티스트라운지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을 "극장을 놀이터이자 제의적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김 안무가는 "무대 위 조명기를 신의 눈처럼 배치했고 방울과 레이저, 은박지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했다"며 "퍼포머들이 자유롭게 소품을 선택하고 움직이며 놀이하듯 공연을 만들어 간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정해진 안무보다 즉흥성과 관객 참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 안무가는 자신을 "환경을 운영하는 현상 MC"라고 소개하며 "무대 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나도 모른다"며 "출연진에게도 '내 요구가 너무 무리라면 파업하라'고 말할 정도"라며 웃었다.
'킬링 하이라키'는 양자컴퓨팅과 인공지능(AI)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의 신체성과 신화적 상상력을 탐구하는 이머시브 컨템퍼러리 무용이다. 관객 참여와 즉흥성을 중심에 두고 공연마다 다른 장면을 만들어간다.
무용수 8명과 음악감독 겸 전자음악 연주자 이예찬을 비롯한 악사 9명 등 총 17명의 퍼포머가 관객과 함께 공연을 완성한다.
전통예술영재원과 선화예중·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를 거친 그는 "당시 예술계가 상당히 수직적인 분위기였고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하는 문화가 답답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한국 전통예술의 매력은 현장에서 판을 벌이고 즉흥적으로 호흡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통이 계속 흘러가려면 끊임없이 틀을 부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출연진에게도 "각자의 삶 속에서 익숙해진 습관과 틀을 벗어나 보라"고 주문했고, 그 과정에서 각자의 경험이 공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진은 공연 도중 샤워를 하는 모습을, 김재진은 섹시하고 재치있는 남성성을 풀어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배리어프리 운영 방식도 작품의 일부로 확장했다.
김 안무가는 "농인 관객과 수어통역사가 공연을 함께한다"며 "수어통역사에게도 공연의 흐름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통역해도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표혜인은 "자율성이 많다 보니 처음엔 어떻게 개입하고 빠져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무언가를 작위적으로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현재의 솔직한 상태를 믿고 머무를 것인지 끊임없이 선택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정필균은 "퍼포머로서 에너지를 발산할지, 자연인 정필균의 실제 삶 상태로 머물지 선택하는 것이 과제였다"며 "3일 공연 내내 관객들 앞에서 가만히 있을 수만 없기에, 무대 위에서 수많은 생각과 싸우며 판단을 내려야 하는 점이 난해하고 도전적이었다"고 회고했다.
'킬링 하이라키' 공연은 오는 24일과 25일 오후 9시, 27일 오후 7시 30분에 총 3회차로 나뉘어 열린다. 26일 오후 4시에는 안무가 김관지와 함께 체험하는 '관객 참여 워크숍'이 별도로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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