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라우터 주간 토큰 사용량 상위 5개 모두 중국 모델
값싸고 내려받아 고쳐 쓰는 오픈웨이트로 기업 수요 이동
일상 업무 비용 최대 50분의 1…美 최상위 모델 압박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18일(현지시간) 중국 문샷AI의 키미 K3 출시를 계기로 AI 경쟁의 승부 기준이 최고 성능에서 가격과 기업의 통제권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고 성능을 앞세운 미국 AI 모델이 기업시장에서 고가의 틈새 제품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개발자들이 수백 개의 AI 모델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오픈라우터에서는 중국 텐센트·샤오미·딥시크·미니맥스·지푸AI(Z.ai)의 모델이 주간 토큰 사용량 1~5위를 차지했다. 토큰은 AI가 문장과 단어 등을 잘게 나눠 처리하는 기본 단위로, 모델 사용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상위 5개는 모두 오픈웨이트 모델이다. 이용료를 내고 외부 업체의 AI를 빌려 쓰는 폐쇄형 모델과 달리, 기업이 이미 훈련된 AI를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 설치하고 업무에 맞게 바꿔 쓸 수 있다. 이때 공개되는 가중치는 AI가 학습을 마친 뒤 갖게 된 일종의 ‘두뇌 설정값’이다. 다만 AI를 어떻게 만들고 훈련했는지를 보여주는 코드와 학습자료까지 공개하는 엄밀한 의미의 오픈소스 모델과는 다르다.
기업들이 개방형 모델에 주목하는 것은 대부분의 업무에 항상 최고 성능의 AI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코딩과 문서 요약, 데이터 추출, 고객 응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에 맡기고 복잡한 문제에만 최상위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
한 AI 투자자는 액시오스에 개방형 모델이 장차 기업이 AI에 맡기는 업무 요청의 95%를 처리하고, 나머지 5%만 오픈AI나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에 맡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시장점유율이 아니라 향후 시장에 관한 예상이다.
AI 소프트웨어 기업 콩의 아우구스토 마리에티 최고경영자(CEO)는 최상위 모델이 지나치게 비싸 최근 3개월간 오픈웨이트 모델 사용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라피 크리코리안 모질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일상 업무에 최상위 AI를 쓰는 것을 “장보러 가면서 페라리를 모는 격”에 비유하며, 업무에 따라 비용을 최상위 모델의 50분의 1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샷AI가 이번 주 선보인 키미 K3는 저가·개방형 모델로의 이동을 가속했다. 키미 K3는 낮은 가격과 개방형 구조를 내세우면서도 일부 주요 성능평가에서 앤트로픽의 페이블과 오픈AI의 GPT-5.6에 맞먹는 결과를 냈다.
미국 기업들도 개방형 AI 시장을 중국에 내주지 않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오픈AI 전 CTO 미라 무라티가 설립한 싱킹머신스는 이번 주 기업이 용도에 맞게 세밀하게 바꿔 쓸 수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을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기업이 직접 수정할 수 있는 네모트론 계열의 개방형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스페이스XAI는 그록 모델의 가중치가 아니라 코딩 에이전트 ‘그록 빌드’의 소스코드를 공개했다.
기업들이 AI 업무의 대부분을 저렴하고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모델로 처리한다면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은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기 어려워진다. 미국 AI 기업들은 막대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비를 회수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액시오스는 대형 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의 기업가치 산정에는 최상위 AI가 희소하고 반드시 필요하며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고가 AI의 사업모델이 흔들릴 경우 AI 투자가 떠받치고 있는 미국 경제와 일부 대형 기술주에 의존하는 증시에도 충격이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코리안 CTO는 중국 개방형 AI의 급부상을 바라보는 미국 AI 연구소들에 대해 “그들은 분명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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