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4시간 바위에 갇힌 어린이…구조대가 꺼낸 건 '주방 세제'

기사등록 2026/07/18 05:04:00
[서울=뉴시스] 영국 데번주 다트무어 국립공원 하운드 토어에서 학교 현장학습을 하던 11세 섀넌 페이시가 구조됐다. (사진=다트무어 수색구조대 페이스북 Dartmoor Search and Rescue Team - Ashburton)

[서울=뉴시스]전민영 인턴 기자 = 영국에서 학교 현장학습에 나섰던 11세 소녀가 거대한 바위 틈에 다리가 끼여 4시간 넘게 고립됐다가 구조대의 기지로 무사히 구조됐다. 각종 구조 장비로도 소녀를 꺼내지 못하자 구조대는 마찰을 줄이기 위해 주방 세제를 사용했고 소녀는 큰 부상 없이 현장을 걸어서 떠났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영국 데번주 다트무어 국립공원 하운드 토어에서 학교 현장학습을 하던 11세 섀넌 페이시는 바위 지대를 이동하던 중 미끄러지면서 다리가 화강암 바위 틈 사이에 깊숙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현장에 있던 교사들이 먼저 구조를 시도했지만 바위 틈이 워낙 좁아 소녀를 꺼낼 수 없었고 결국 구조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다트무어 수색구조대와 데번 동굴구조대, 데번·서머싯 소방구조대, 중증환자 대응팀 등 여러 기관이 현장에 투입됐다.

구조대는 전문 장비를 이용해 소녀의 몸을 조금씩 움직여 봤지만 바위에 다리가 단단히 끼어 있어 구조 작업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에 데번 동굴구조대는 마찰을 줄일 방법을 찾던 끝에 영국에서 널리 사용하는 설거지용 주방 세제 페어리를 윤활제로 활용하기로 했다.

주방 세제를 바위와 다리 사이에 바른 뒤 구조 작업을 이어간 결과, 섀넌의 다리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결국 약 4시간 만에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구조를 마친 뒤 구조대원들은 "이번 구조의 진짜 영웅은 주방 세제였다"고 입을 모았다. 구조를 지휘한 올리 리스 팀장은 구조에 사용한 주방 세제 병에 대원들이 직접 서명해 소녀에게 기념품으로 선물했으며 다른 구조기관들도 구조 장비 목록에 주방 세제를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소녀는 오랜 시간 바위에 갇혀 있었지만 침착하게 구조를 기다렸고 추가 검진에서도 심각한 부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구조를 마친 뒤에는 스스로 걸어서 현장을 떠날 정도로 건강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트무어 수색구조대도 공식 발표를 통해 "여러 기관이 협력해 성공적으로 구조를 마쳤다"며 "소녀는 구조 내내 용감한 모습을 보였고 추가 검진 후 건강한 상태로 귀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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