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막고 유튜브 열어두나"…'14세 미만 SNS 금지법' 난제는[아이들 SNS 브레이크下]

기사등록 2026/07/18 11:00:00

정부, 14세 미만 SNS 가입 제한 추진…규제 대상은 미정

입법안마다 SNS 정의 제각각…카톡·유튜브 포함 여부 주목

규제 대상 밖 플랫폼으로 청소년 이동할 '풍선효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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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정부가 만 14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가입을 원천 차단하기로 하면서 당장 어떤 플랫폼들이 규제 그물망에 걸려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처럼 대표적인 SNS만 막을지,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나 동영상 공룡 유튜브까지 규제 대상에 넣을지를 두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위원장은 지난 16일 청와대 영빈관 업무보고에서 국회 법안들을 종합해 규제 방안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규제 대상 플랫폼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회에 올라온 법안마다 SNS를 정의하는 기준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안은 SNS를 '정보통신망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대상은 대통령령에 맡겼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안은 SNS를 '2명 이상의 이용자가 디지털 정보를 쌍방으로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로 폭넓게 정의했다.

일반적으로 SNS는 이용자가 게시물을 공개하고 팔로우·친구 관계를 맺는 서비스를 말한다. 유튜브는 영상 업로드와 구독·댓글·추천 기능을, 카카오톡은 모르는 이용자끼리 교류하는 오픈채팅을 제공한다. 정부가 어떤 기준을 고르느냐에 따라 우리가 매일 쓰는 메신저나 유튜브도 하루아침에 10대 금지 구역이 될 수 있다.

◆요즘 애들에겐 '카톡이 인스타, 인스타가 카톡'
[서울=뉴시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 사용률. 2026.07.18.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문제는 청소년들의 실제 온라인 이용 행태를 보면 SNS와 메신저의 경계가 이미 완전히 무너졌다는 점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들이 가장 자주 쓰는 메신저는 카카오톡(47.3%)과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 47.2%)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특히 중학생의 57.3%, 고등학생의 64.4%는 카카오톡 대신 인스타그램 DM으로 일상적인 수다를 떤다. 이들에게 인스타그램은 사진 올리는 SNS이자 동시에 메신저인 셈이다.

카카오톡 역시 단순한 연락처가 아니다. 청소년 10명 중 7명은 모르는 사람들과 관심사로 대화하는 '오픈채팅방'을 이용해 본 적이 있다. 카톡이 소통 창구를 넘어 일종의 SNS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재길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 "카카오톡은 학생들의 필수적인 소통 수단이 돼 어디까지 허용하고 제한할지를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체 서비스를 막기보다, 부모와 자녀가 이용 시간이나 오픈채팅 같은 특정 기능만 따로 제어할 수 있도록 쪼개서 통제하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카카오는 이미 보호자가 자녀의 카카오톡 일부 서비스인 오픈채팅과 숏폼의 이용 여부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장은 "카카오톡은 학교 공지나 학급 대화 등에 쓰이는 공식적인 소통 수단에 가깝다. 청소년끼리의 일상적인 소통은 인스타그램 DM에서 많이 이뤄진다"며 "카카오톡 전체를 SNS처럼 규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는 공부방이자 오락실…가장 까다로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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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대상으로 지정할 때 가장 골치 아픈 서비스가 유튜브다. 유튜브는 학교 과제나 정보를 검색하는 교육용 플랫폼이기도 하지만, '쇼츠' 같은 짧은 영상을 끊임없이 보여주며 중독을 유발하는 강력한 SNS이기도 하다.

해외에서도 유튜브 규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호주는 유튜브를 16세 미만 가입 제한 대상에 포함하되, 로그인하지 않고 영상을 검색해 보는 것은 허용했다. 영국 역시 유튜브를 규제 대상에 올릴 계획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유튜브를 규제 대상에서 빼놓으면, 청소년들은 인스타그램이 막히더라도 유튜브 쇼츠로 넘어가 똑같이 알고리즘의 노예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유튜브 접속을 완전히 차단하면 청소년들의 뉴스나 교육 정보 접근권이 통째로 날아간다.

하나를 막으면 다른 우회로를 찾는 이른바 '풍선 효과'도 걱정거리다. 규제망을 피해 보안이 허술한 비주류 외국계 플랫폼으로 아이들이 이동할 경우 오히려 범죄 노출 등 보호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장은 "이용 자체를 막는 일차원적 규제보다, 플랫폼이 청소년에게 어떤 콘텐츠를 추천하고 낯선 사람과 어떻게 연결하는지 그 '기능'을 감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청소년 전용 안전모드 설정을 의무화하고, 민감한 영상 추천을 제한하는 등 플랫폼 시스템 자체를 안전하게 다시 설계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임까지 일괄적인 가입 제한 대상으로 묶으면 과거 '게임 셧다운제'와 비슷한 과잉 규제 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 김 위원장도 업무보고에서 '셧다운제' 경험을 언급하며 사회적 공론화를 거친 맞춤형·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규제 대상을 플랫폼 이름만으로 정하기보다 공개적인 소통, 낯선 이용자와의 연결, 맞춤형 추천 등 기능별 위험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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