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디지털자산업 규율·이용자 보호 담은 기본법 추진
업계 "글로벌 경쟁 뒤처질라"…발행 주체·거래소 지분 제한은 쟁점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정부가 연내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마련을 공식화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가상자산 산업 육성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핵심 쟁점이 그동안 입법의 발목을 잡아온 만큼, 정부와 국회가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율해 입법을 매듭지을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업무보고를 통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혁신 방안 일환으로 연내 디지털자산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디지털자산법에 ▲디지털자산업의 정의 및 규율 체계 마련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 조성 ▲이용자 보호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국에서 새로운 지급수단으로 활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을 제도화하고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세탁방지(AML) 규율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가상자산 주권 확보를 위한 입법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열린 한 세미나에서 "미국이 가상자산을 투자상품을 넘어 산업 정책과 국가 전략의 영역에서 다루는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있어야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맞서 통화 주권을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박민규 의원 역시 "글로벌 패권 경쟁 속 원화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시장의 의견을 반영한 정교한 제도 설계가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해는 될까…업계는 이미 가상자산 '스탠바이'
정부와 국회는 지난해 디지털자산법 제정 논의에 착수했지만 1년 가까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회에는 관련 법안 10여건이 발의됐고 올해 초까지 수차례 토론회도 열렸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으로 입법은 제자리걸음을 이어왔다.
이런 가운데 이미 국내 금융권은 전통 금융을 넘어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금융 생태계 구축을 위한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 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은행과 증권사, 가상자산 사업자 간 전략적 제휴와 투자도 진행중이다.
그러나 가상자산 산업을 뒷받침할 법적 기반이 미비한 탓에, 신사업 투자와 서비스 확대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시행 중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불공정거래 방지와 이용자 보호를 중심으로 한 1단계 규율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선 현재와 같은 제도 공백 상태에서는 사업 추진 불확실성이 커질 뿐 아니라 투자 유치와 글로벌 협업에도 제약이 따를 수 있다고 토로해왔다. 게다가 미국 등 주요국은 가상자산을 제도권 금융에 편입하기 위한 입법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든 상태로, 제도화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와 투자자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 문턱서 발목 잡았던 '발행주체·지분제한' 어떻게 풀까
정부가 연내 입법 의지를 보였지만,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쟁점이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란 쟁점 해소를 위한 혜안이 필요하다.
정부는 초기 시장 안정성과 신뢰도 확보를 위해 은행이 과반(50%+1)의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을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로 우선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거래소에 대해서도 금융 인프라 역할을 고려해 최대주주 지분율을 15~20%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반면 업계는 은행 중심의 발행 체계는 일반 기업 시장 진입과 산업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역시 민간 주도의산업 경쟁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관련해 재산권과 기업활동의 자유,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위헌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