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연 2.50%→2.75% 인상
"물가, 상당기간 목표 수준 상회하는 오름세 보일 것"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2.6%)를 큰 폭 상회할 것"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6일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상했다. 한국 경제의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해 7월부터 연 2.50%로 동결돼 온 기준금리를 이날 0.25%포인트 높였다. 금통위원 7명 전원이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지난 2023년 1월 연 3.25%에서 3.50%로 0.25%포인트 올린 이후 첫 인상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통방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 상승 압력의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며 결정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반도체 경기 호조의 영향이 파급되며 수출과 내수 모두 견조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물가는 그간 높아진 비용 압력이 당분간 이어지는 가운데 수요 측 압력도 점차 높아지며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이어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에 계속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동결 흐름을 깬 데는 목표 수준인 2.0%를 넘어선 물가 상승률이 큰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부터 목표 수준인 2.0%를 웃돌기 시작했다. 5월과 6월에는 각각 3.1%와 3.2%를 기록하며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겼다.
소비자들의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되는 생활물가 상승률도 6월 3.4%까지 뛰며 필수재 지출 비중이 큰 취약계층의 부담을 키웠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3~4월에는 고유가 충격의 파급 효과가 크지 않아 2.2%에 머물렀지만, 6월에는 2.5%로 올랐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 상승률은 국제 유가가 하락했지만 그간 높아진 비용 및 환율의 영향이 지속되고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 측 압력도 점차 확대되며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2.7%)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2.4%)보다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시작되고 있는 집값 오름세와 그에 따른 은행 가계대출 확대도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힘을 보탰다. '빚투'로 대표되는 기타대출 증가세도 인상 결정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1500원대를 넘나드는 고환율 문제도 여전하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 다시 불이 붙으며 위험 회피 심리가 퍼지고 있고,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완전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벌어질 경우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지만, 이번 인상으로 격차가 0.25%포인트 좁혀졌다. 한국 기준금리는 연 2.75%, 미국 기준금리는 3.50∼3.75%로 상단 기준 1.00%포인트 차이가 나게 됐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이 5월 전망치(2.6%)를 큰 폭으로 상회할 것으로 봤다.
금통위는 "앞으로도 국내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소득 여건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가 확대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향후 성장 경로에는 반도체 경기의 확장 정도 및 내수 파급 영향, 중동 사태 전개 상황 및 통상 환경 변화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다"고 짚었다.
한은이 금리 인상 사이클로 접어든 만큼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금통위는 금융중개지원대출금리를 연 1.00%에서 연 1.25%로 인상해 이날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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