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트럼프 세무조사 면제 합의는 부당" 판결

기사등록 2026/07/14 07:32:10 최종수정 2026/07/14 07:40:24

IRS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취하

"'합의 통한 해결'로 부르지 말라"

"법무장관이 IRS에 지시는 법 위반"

[뉴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성추문 입막음 형사 사건을 담당한 토드 블랜치 변호사 출신으로 현재 법무장관 대행인 토드 블랜치. 2026.7.1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세청(IRS)를 상대로 낸 소송을 취하하면서 자신의 지휘 아래에 있는 법무부와 합의를 통해 IRS의 세금 추징을 사실상 면제받은 일은 부당한 자기 거래라는 미 연방법원의 판결이 13일(현지시각) 나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캐슬린 윌리엄스 미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56쪽의 판결문에서 "소송 자체의 성격과 제소 시점부터의 당사자 및 변호인들의 행동은 이것이 대통령과 연계된 사람들과 단체들에 면책을 부여하는 협정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법원을 이용하려는 시도였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썼다.

트럼프는 지난 1월 자신의 첫 임기 중 납세 신고서가 유출된 책임을 물어 IRS를 상대로 소송을 내고 최소 100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미 법무부는 트럼프의 주장에 맞서 기관을 방어하는 통상적인 절차를 밟는 대신 합의로 소송을 해결했다.

합의 내용은 2가지로 이른바 정부 무기화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트럼프지지 세력을 보상하기 위한 18억 달러 규모의 정부 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이 합의는 즉각 정치적 논란을 일으켰으며 결국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이 기금 설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합의의 두 번째 조항은 트럼프와 일가족 및 트럼프 소유 기업들에 대한 IRS의 세금 조사를 면책하는 내용이다.

블랜치는 IRS에 트럼프 일가에 대해 진행중인 모든 세무 감사를 중단하고 이미 제출된 납세 신고서에 대해서도 새로운 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 합의는 트럼프에게 큰 금전적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내용으로 미 공화당 의원들은 이 합의를 문제 삼지 않았으며 블랜치는 이 합의가 유지될 것으로 밝혔다.

NYT는 트럼프에 대한 단 1건의 IRS 조사에서 불리한 판정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그에게 1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었다.

윌리엄스 판사는 세무 조사 면제 합의를 합의에 따른 소송의 해결로 부르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전문가들은 블랜치가 IRS에 세무 조사 중단을 지시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해왔다.

이와 관련 윌리엄스 판사는 블랜치의 IRS 지시가 백악관이 IRS 조사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판사는 또 트럼프의 IRS 소송을 제기한 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도록 플로리다다주 변호사협회에 회부했다.

윌리엄스는 특히 이번 주 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에 대한 조사를 위해 자신의 결정을 뉴욕주 변호사협회에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윌리엄스는 블랜치가 지난 5월 상원에서 사건이 각하됐고 협정을 검토할 "어떤 장치"도 없었기 때문에 합의 협정이 법원에 제출된 적이 없다고 주장한 증언에 대해 트럼프가 법이 허용하지 않는데도 자신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민사 법률 제도를 이용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스는 "이 답변은 좋게 봐도 오해를 부르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기만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윌리엄스는 법무부가 트럼프가 소송 제기 시효가 지난 뒤에 소송을 냈다는 점을 포함해 트럼프의 주장에 맞설 수 있는 여러 가능한 방어 논리를 한 번도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윌리엄스는 “문제는 당사자들이 서로 대립하는 척하면서 법원 절차의 정당성을 동원해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답은 단호한 '아니다'이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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