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나는 솔직하게 고백한다. 돌봄의 괴로움이 절정으로 치달은 날에는 '죽음이 꼭 나쁜 것일까, 나와 아이의 인간다운 삶은 죽음으로만 가능하지 않을까?' 물었다."(195쪽)
작가 남유림의 에세이 '단정한 작별'(독)이 출간됐다.
책은 3685일 동안 딸 해든을 돌본 시간과 아이를 떠나보낸 뒤 남겨진 부모의 삶을 담았다. 장애 아동을 키운 경험을 기록한 투병기라기보다 돌봄과 상실, 그리고 이후의 삶을 차분히 돌아보는 에세이다.
출판사는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뒤에도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 끝내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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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을 '슬픔의 기록', '돌봄에 관한 기록', '삶과 죽음의 기록', '가장 순수한 사랑의 기록'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책은 슬픔만을 이야기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함께 울고, 실컷 사랑하고, 그럼에도 잘 살아 보자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매일 내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226쪽)
2012년 임신 31주 5일 만에 1.77㎏으로 태어난 해든은 열아홉 차례 수술을 견디며 삶을 이어갔다. 저자는 아이를 돌본 시간을 기록하는 동시에, 아이를 떠나보낸 뒤에도 살아가야 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해든의 죽음은 마치 내 인생의 정답지 같아서 나는 매일 그 죽음을 붙들 것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을 좇으며 오늘을 살 것이다. 오늘 하루의 몫을 살 것이다."(199쪽)
책 말미에는 아버지의 글도 함께 실렸다.
"인큐베이터 속에서 떨고 있던 작은 해든에게 했던 첫 번째 약속인 '너를 끝까지 지켜줄게'는 잘 지켰는지 모르겠지만, 딸의 숨결이 날아갈 때 '앞으로 엄마·아빠가 재밌게 살게'라고 했던 두 번째 약속만큼은 잘 지키고 싶다."(218쪽)
이영희 한동대 상담대학원 겸임교수는 "아름다운 돌봄의 서사 속에서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끝까지 품어내는 용기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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