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거래 평당가 3060만원…5년 만에 상승세 꺾여
강남 임대료 상승률 3년 연속 축소·분당은 첫 하락 전환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수년간 상승세를 이어온 서울 오피스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는 모습이다. 오피스 평균 거래가격이 5년 만에 하락한 데 이어 거래 규모도 직전 분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투자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기업들의 사옥 매입 수요는 이어지면서 시장은 재무적 투자자(FI) 중심에서 실수요 기업(SI)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5년 만에 꺾인 평당가…대형 딜 실종에 매매액도 '뚝'
10일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가 발간한 '2026년 1분기 오피스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분당 권역 오피스의 평균 거래가격은 평당 306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2.6% 올랐지만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연평균 3126만원과 비교하면 2.1% 낮은 수준이다.
서울·분당 오피스의 평균 평당 거래가격은 2021년 2158만원에서 2022년 2641만원, 2023년 2741만원, 2024년 2910만원으로 매년 상승했다. 5년간 40% 넘게 오른 가격 상승세가 지난해 정점을 찍은 뒤 처음으로 꺾인 셈이다.
수익성 지표도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의 평균 캡레이트(Cap Rate·자본환원율)는 4.36%로 전 분기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 3.2%와의 격차는 117bp(1bp=0.01%포인트)로 나타났다. 오피스 투자수익률과 국고채 금리 간 격차는 지난해 1분기 이후 점차 좁아지는 추세다.
높아진 금리에 비해 투자수익이 줄면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도 신중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상업용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리 스프레드 축소와 조달 비용 부담 증가로 인해 FI들의 투자 의사결정이 매우 보수적으로 변했다"며 "이러한 투자 환경 변화가 오피스 매매가격의 상승세 둔화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대형 거래의 평당 가격도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올해 1분기 최대 거래인 서울스퀘어는 1조2855억원, 평당 32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조346억원에 매각된 시그니쳐타워의 추산 평당 가격인 약 3420만원보다 낮다.
이에 따라 거래 금액 자체도 줄었다. 올해 1분기 서울·분당 오피스 거래액은 3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조4000억원 감소했다.
◆강남 임대료 상승률 '반토막'… 도심권 대규모 공급 '변수'
시장을 주도해온 강남권역(GBD)의 임대료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다. 강남권 오피스의 전년 동기 대비 임대료 상승률은 2023년 10.4%에서 2025년 5.3%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3.1%까지 떨어졌다.
세빌스와 CBRE 등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기업들은 올해 오피스 명목 임대료 상승률이 2~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분당·판교권역(BBD)의 임대료는 전 분기보다 1.6% 하락하며 주요 권역 가운데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신규 오피스 공급이 예정된 도심권역(CBD)도 공실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도심에는 G1서울(공평 15·16지구), 르네스퀘어(을지로3가 6지구), 이을타워(을지로3가 12지구) 등 대규모 프라임 오피스가 잇따라 공급된다. 예정된 신규 공급 면적은 약 25만㎡다.
신규 오피스 공급과 대형 임차인들의 연쇄 이동이 맞물리면서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도심권 공실률이 8~1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분기 매매 61%가 사옥용… 투자자→실수요 중심 재편
다만 기업들의 사옥 매입 수요는 오피스 매매시장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거래 건수 가운데 전략적 투자자(SI)의 매수 비중은 61%에 달했다.
한웰은 다이소 사옥으로 활용하기 위해 케이스퀘어강남2를 3550억원에 인수했다. 평당 거래가격은 5348만원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화비전도 휴맥스빌리지를 2800억원에 매입했다. 재무적 투자자들의 관망세와 달리 사옥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실수요 거래는 여전히 높은 가격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올해 오피스 시장이 재무적 투자자 중심에서 실수요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동시에 입지와 자산 경쟁력에 따른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알스퀘어 리서치센터는 "금리 스프레드 변화에 따라 수익성 검토가 중요해지면서 재무적 투자자들의 신중한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실수요 중심의 전략적 투자자 매수세가 시장을 지지하는 가운데 입지와 자산 경쟁력에 따른 권역별 거래 양극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CBRE코리아도 "검증된 자산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대주와 수익 다각화를 추구하는 투자자 사이의 전략 차이가 커지고 있다"며 "입지와 임대차 안정성이 확보된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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