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정점 근접" 피크아웃 우려 잇달아
업계, 이달 말 빅테크 실적에 이목 집중
"빅테크 투자 계획, 향후 메모리 실적에 변수"
"연말 이후 실적 모멘텀이 꺾일 전망이다."(BNK투자증권)
최근 삼성전자가 역대급 2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메모리 '피크아웃(정점 뒤 상승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메모리 업황이 본격 하락 국면에 진입하면서 분기 마다 이례적인 실적을 내던 메모리 기업들도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피크아웃 우려에 대해 과한 해석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 빅테크들이 실적 발표를 통해 어떠한 인공지능(AI) 투자 계획을 내놓을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리는 모건스탠리는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률, 실적 추이 등을 감안해 업황이 정점에 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냈고 SK하이닉스도 64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지만, 이를 업황의 정점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산업은 이번 사이클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순환 산업"이라며 "주요 지표의 개선 속도가 정점에 근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반도체 산업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AI 투자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투자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경우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상향 흐름도 약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빅테크들의 AI 투자는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 규모가 점차 작아져 앞으로 메모리 수요 또한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경쟁적인 인프라 투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모멘텀이 둔화 중"이라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공급은 최소 내년 4분기까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메모리 업황은 사이클상 아직 중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달 말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글, 아마존, 메타 등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을 벌이는 빅테크들이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중장기 AI 투자 계획을 공개할 전망이다.
빅테크들이 중장기 AI 투자 규모를 늘리면 메모리 수요 역시 장기간 이어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세도 기대해볼 수 있다.
반대로 빅테크들이 AI 투자 속도를 조절하거나 자본 지출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것으로 투자 방향을 선회하면 메모리 상승세는 점차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메모리 가격이 크게 오른 점도 빅테크들의 AI 투자 확대를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들은 장기공급계약(LTA)을 적극 도입해 업황 다운턴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공급계약은 메모리사와 빅테크 고객사가 3~5년 간 공급 물량과 가격 등을 미리 정해 거래하는 방식이다. 메모리 시장 가격이 하락해도 견조한 수익성을 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 상승률은 이전보다 둔화할 수 있지만, 업계 전반의 AI 인프라 투자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빅테크들이 어떠한 투자 전략을 꺼내들지가 중요한 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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