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시스템즈, 의료 AI 솔루션 엑소필 개발
엑소필, 데이터 기반 맞춤형 근골격계 치료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70대에 접어든 A씨는 최근 계단을 조금만 올라도 다리에 힘이 풀리고, 걷는 속도도 눈에 띄게 느려졌다. 그는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이런 변화가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근감소증'의 시작이라면 대응은 달라져야 한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는 질환이다. 단순히 힘이 약해지는 데 그치지 않고, 낙상과 골절 위험을 높인다. 또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며 심하면 입원과 사망 위험까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이 2016년 근감소증을 독립 질환으로 분류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일본은 2018년, 우리나라도 2021년부터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관리하고 있다.
문제는 치료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근감소증 환자는 같은 운동을 한다고 같은 효과를 얻지 못한다. 근육이 약해진 부위와 정도, 움직임 패턴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더라도 집으로 돌아가면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기 어려운 현실도 한계로 꼽힌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근육 상태를 분석하고 개인에게 맞는 재활 치료를 제공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엑소시스템즈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 회사는 근육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근전도(EMG)와 움직임 데이터를 수집한 뒤 AI로 분석해 환자의 근육 기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람의 눈으로는 '조금 약해 보인다' 정도만 판단할 수 있지만, AI는 근육이 얼마나 활성화되는지, 좌우 균형은 맞는지, 특정 근육의 기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수치로 분석한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 강도와 재활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 제품인 '엑소필(exoPill)'은 이러한 기술을 웨어러블 의료기기로 구현했다. 몸에 부착하면 근육의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AI가 이를 분석한다. 이후 개인의 근육 상태에 맞춰 운동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근육 수축을 돕는 전기자극 치료까지 자동으로 조절한다.
기존 전기자극 치료는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보고 강도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엑소필은 측정된 생체신호를 기반으로 근육 상태에 적합한 자극 강도와 주파수를 자동으로 설정한다. 여기에 앉아서 하는 운동과 서서 하는 운동 등 40여 종의 운동 콘텐츠를 결합해 병원뿐 아니라 가정과 요양시설에서도 재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결국 AI가 하는 역할은 단순히 운동 영상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다. '측정-분석-치료'를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해 사람마다 다른 근육 상태에 맞는 재활을 제공하는 것이다. 정해진 재활에서 벗어나 개인 맞춤형 근육 관리가 가능해지는 이유다.
이 같은 기술력은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대웅제약의 투자 전문 자회사 대웅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엑소시스템즈의 1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번 투자에는 네이버와 라구나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도 함께했다.
대웅제약은 투자에 앞서 지난해 엑소시스템즈, 씨어스테크놀로지와 스마트병동 통합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협력을 이어왔다. AI 기반 재활 기술이 병원을 넘어 가정과 요양시설 등 일상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엑소시스템즈는 이번 투자금을 제품 상용화와 연구개발(R&D),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준비, 기업공개(IPO)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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