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몇 층 두께 소재 100도서도 자성 유지…세계 첫 규명
15년 국제공동연구 결실…美 물리학회 국제학술지 게재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AI 반도체와 양자컴퓨터 핵심 소재로 주목받는 2차원 자성체가 상온 이상에서도 강한 자성을 유지하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기존 학계의 통념을 뒤집고 먼 거리 원자 간 상호작용이 자성을 강화하는 핵심 요인임을 밝혀내며, 향후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자성 반도체와 초고속 메모리 소재 설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울산대학교는 신소재·반도체융합학부 임성현 교수와 인천대학교 물리학과 도르츠 옷후(Dorj Odkhuu) 교수 공동연구팀이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2차원 자성체가 상온에서도 강한 자성을 유지하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2차원 자성체는 원자 몇 층 두께의 매우 얇은 소재이면서도 자석처럼 자성을 유지하는 물질이다. 차세대 전자소자의 핵심 소재로 꼽히지만 대부분 매우 낮은 온도에서만 자성을 유지하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최근 발견된 철·갈륨·텔루륨 화합물(Fe₃GaTe₂)은 약 100℃에서도 자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원인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원자 사이의 자기적 결속력을 정밀 분석한 결과, 기존 학계의 통념과 달리 가까운 원자보다 먼 거리에 있는 원자들의 상호작용이 자성을 더욱 강하게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갈륨(Ga)과 저마늄(Ge)의 전자 개수 차이에 의한 파울리 배타원리가 이러한 상호작용을 변화시키며, 결과적으로 상온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적인 자성을 유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2차원 자성 소재를 설계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소재는 AI 반도체와 초고속·저전력 메모리, 양자컴퓨터 등 미래 정보기술 분야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성과는 15년 넘게 이어온 공동연구의 결실이기도 하다. 임성현 교수와 도르츠 옷후 교수는 2010년 처음 연구를 함께 시작한 이후 지속적인 국제 공동연구를 이어왔으며, 지금까지 15편 이상의 국제 공동논문을 발표했다.
임성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상온 2차원 자성체가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적으로 자성을 유지하는 원리를 처음으로 규명한 연구"라며 "앞으로 성능이 더욱 뛰어난 차세대 자성 반도체 소재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울산대 김보민 학생과 인천대 투멘체레그 오치르후야그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한국연구재단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물리학회(APS)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Physical Review Research 지난 6월 24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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