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학생이 웰빙도 챙겨…연결고리는 '교사 지지'

기사등록 2026/07/09 12:58:22 최종수정 2026/07/09 14:52:23

KEDI '학생 웰빙과 학업 성취 동시 추구' 보고서

웰빙-학업성취 왜 못 잡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겨울방학식이 열린 1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잠원초등학교에서 4학년8반 학생들이 방학안내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12.16. jtk@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학업 성취가 높은 학생이 '웰빙'도 챙길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학생 웰빙은 단순한 행복감을 넘어 성장과 자기실현 경험까지 포함한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학생 웰빙과 학업성취, 동시에 추구할 수 없는가' 주제 'KEDI 브리프' 제11호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8 한국·영국·핀란드 자료를 활용해 학업성취와 학생 웰빙의 관계를 분석했다. 3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생 웰빙과 학업 성취가 모두 높은 학생 집단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학생 웰빙을 주관적 웰빙(삶의 만족도, 긍정 정서)뿐 아니라 유데모닉 웰빙(삶의 의미, 성장, 자기실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학업성취와 유데모닉 웰빙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상위-상위' 집단 비율은 10.05%로 영국 4.99%, 핀란드 7.93%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한국 학생 가운데 높은 성취와 의미 있는 학습 경험, 성장감, 자기실현을 함께 경험하는 집단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관적 웰빙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학업성취와 주관적 웰빙이 모두 높은 '상위-상위' 집단 비율은 한국 4.27%, 영국 3.39%, 핀란드 2.73%로 세 국가 모두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한국은 학업성취는 높지만 주관적 웰빙은 낮은 '상위-하위' 집단 비율이 10.63%로 나타나, 높은 성취에도 불구하고 정서적 만족과 삶의 질을 함께 확보하지 못하는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학생 웰빙과 학업성취의 동시 달성을 가로막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학업성취와 유데모닉 웰빙이 모두 높은 집단에 속할 확률을 약 8.3%포인트(p) 낮췄고, 학업성취와 주관적 웰빙이 모두 높은 집단에 속할 확률도 약 6.1%p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높은 웰빙을 가진 학생들 사이에서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높은 학업성취에 도달할 가능성을 약 4.7%p 낮췄다. 이는 실패 회피 문화와 성취 압박이 학생의 웰빙뿐 아니라 성취의 지속 가능성까지 제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성취와 웰빙을 함께 높이는 요인도 확인됐다.

회복탄력성은 높은 학업성취를 가진 학생의 웰빙을 촉진하는 가장 강력한 공통 요인으로 나타났다.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학업성취와 유데모닉 웰빙이 모두 높은 집단에 속할 확률은 한국에서 약 9.8%p, 영국에서 약 10.4%p, 핀란드에서 약 12.2%p 증가했다.

관계적 요인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모의 정서적 지지와 학교 소속감은 학생 웰빙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교사의 지지가 주목할 만한 변수로 확인됐다.

교사의 지지는 학업성취 상위 집단 내에서 유데모닉 웰빙이 높은 집단에 속할 확률을 약 2.5%p, 웰빙 상위 집단 내에서도 학업성취가 높은 집단에 속할 확률을 약 5.3%p 높였다.

연구진은 "실패나 어려움에도 학습을 지속하고 다시 회복하는 힘이 성취와 웰빙을 연결하는 핵심"이라면서 "한국 교육환경에서 교사의 정서적 지지와 관계 형성이 학생의 웰빙과 학업성취를 동시에 높이는 중요한 조건임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번 브리프에서 특히 주목할 결과는 우리나라 교육환경에서 나타난 경쟁적 학교 풍토의 양면성이라는 지적이다.

경쟁적 학교 풍토가 유데모닉 웰빙 상위 집단 내 학업성취를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지만, 동시에 학업성취 상위 집단 내에서는 주관적 웰빙을 낮추는 요인으로도 확인됐다.

경쟁적 학교 풍토는 유데모닉 웰빙과 학업성취가 모두 높은 집단에 속할 확률을 약 3.2%p 높였으나, 학업성취와 주관적 웰빙이 모두 높은 집단에 속할 확률은 약 4.0%p 낮췄다.

연구진은 "이는 경쟁이 성취를 견인하는 인센티브로 작동하는 동시에 학생의 정서적 웰빙을 훼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는 입시평가 체제 개편 ▲학교 내 학생을 지지하는 사회적 자본 형성 ▲학업성취와 학생 웰빙을 함께 책임지는 학교 책무성 체제 재구조화 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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