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 국제 콩쿠르…한국 최초 해외 콩쿠르 결선
설립자 라브레노프 "한국-벨기에 클래식 가교역"
심사위원장"한국, 세계 클래식 중심으로 발돋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해외에서 창설된 국제 콩쿠르의 결선 무대가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된다.
매년 벨기에 리에주에서 열려온 이자이 국제 음악 콩쿠르 결선이 오는 10~11일 경기 이천아트홀에서 개최된다.
7일 서울 서초구 로데아트센터에서 결선 무대를 앞두고 열린 이자이 국제 음악 콩쿠르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콩쿠르 창립자이자 총감독을 맡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엘레나 라브레노프를 비롯해 한국 결선을 주최한 남카라 한국국제예술학교(KISA) 교장, 심사위원장 조엘 스밀노프 등이 참석해 한국 개최의 의미를 설명했다.
라브레노프는 콩쿠르 창설 취지에 대해 "벨기에에 젊은 인재들이 모이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며 "참가자들이 문화적 교류를 나누고 커리어를 쌓아갈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콩쿠르"라고 말했다.
한국 결선 개최는 지난해 남카라 교장이 콩쿠르 결선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남 교장은 라브레노프와 교류하며 기교보다 해석과 음악적 깊이를 중시하는 콩쿠르의 방향에 공감했고, 국내 결선 개최를 추진했다. 참가자 가운데 아시아권 연주자가 많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남 교장은 "이 콩쿠르가 기술보다 음악적 깊이와 해석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 감명받았다"며 "이런 성격의 콩쿠르라면 한국에서 여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라브레노프는 "남카라 교장을 처음 만났을 때 음악과 교육에 대해 생각하는 방향이 비슷하다고 느꼈다"며 "한국에서 이미 그런 교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벨기에와 한국 사이에 또 다른 차원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줄리어드 사중주단 제1바이올린을 지냈고 줄리어드 음대 교수, 클리블랜드 음악원 총장을 역임한 스밀노프 심사위원장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성장에 주목했다.
그는 "주요 콩쿠르를 세계 클래식 중심으로 발돋움하는 한국에서 개최 의미 있다"며 "수많은 (한국의) 훌륭한 학생들이 외국에서 유학하기도 하고, 훌륭한 선생님들도 배출하는 한국에서 결선 무대를 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결선 개최가 문화 교류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라브레노프는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애개는 유럽의 콩쿠르가 한국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이 문화적 교류 차원에서 의미있다"며 "음악적 커리어에도 분명히 훌륭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밀노프는 "클래식이 서양 음악이지만 동양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 한국 연주자는 훌륭한 열정과 근면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가르치면서 느꼈다"며 "이제는 동양에서 (클래식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자이 국제 음악 콩쿠르는 벨기에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외젠 이자이(1858~1931)를 기리기 위해 2018년 창설됐다.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로 꼽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역시 이자이를 기념해 창설된 바 있다. 이자이 콩쿠르에서는 2021년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이 우승했다.
현재 이자이 콩쿠르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세계국제음악콩쿠르연맹(WFIMC)에는 가입돼 있지 않다. 라브레노프는 이에 대해 "가입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콩쿠르에는 전 세계 23개국에서 121명이 지원했다. 지난해 12월 접수를 마감한 뒤 지난 1~2월 예선과 준결선 심사가 벨기에에서 진행됐다. 1·2차 라운드는 온라인 영상 심사와 라이브 스트리밍 방식으로 치러졌고, 이를 통해 결선 진출자가 선발됐다.
결선 진출자는 총 20명(주니어 8명·시니어 12명)이다. 주니어 부문은 바이올린을 위한 기악곡 한 곡과 바이올린 독주곡을 연주한다. 남카라는 "이자이 작품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설득할 수 없는 레퍼토리로, 많은 음악적 성숙도가 필요해 이자이 작품을 의무로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부문은 피아노 반주에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등 작품의 제1악장,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올해는 콩쿠르 역사상 처음으로 오케스트라 협연 무대도 마련됐다. 남카라 교장은 "음악성과 협연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결선 진출자들은 지휘자 조정현이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브람스, 드보르자크, 멘델스존, 파가니니 등의 작품을 협연한다.
한편 2027년 결선도 한국에서 개최가 확정됐고, 2028년부터 벨기에와 한국에서 격년으로 결선 무대를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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