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무심코 하는 단추 채우기·달걀 깨기도 로봇에는 고난도 과제
중국 스타트업들, 고령화·노동력 감소 속 ‘사람 손 같은 로봇손’ 개발 경쟁
영국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중국 로봇 기업들이 사람 손처럼 정교하게 움직이는 로봇손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람이 무심코 하는 단추 채우기와 신발끈 묶기는 로봇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다. 사람의 손은 뼈와 신경, 근육이 촘촘히 맞물려 움직이는 정교한 신체 부위다. 신발끈을 묶거나 셔츠 단추를 채우는 일도 실제로는 정교한 신경 명령과 움직임의 조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어떤 기계도 사람 손의 움직임을 완전히 재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일부 기업들은 로봇 공학의 가장 어려운 장벽을 넘는 데 가까워졌다고 보고 있다. 이들 기업 상당수는 중국에 있다.
중국에서는 2025년 춘제 연휴에 방영된 중국의 대형 TV 프로그램 ‘춘완’ 무대에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등장한 뒤 로봇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도 로봇이 센서와 몸체를 이용해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움직이며 학습하는 ‘체화 AI’를 차세대 산업으로 밀고 있다.
중국 기술업계와 당국은 로봇을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세에 대응할 미래 산업으로 보고 있다. 중국 공산당 이론지 구시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체화 지능 로봇’을 수조 위안 규모의 새 시장을 만들 분야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핵심 이유는 손이다. 휴머노이드가 가정과 공장, 돌봄 분야에서 실제 일을 하려면 사람처럼 물건을 집고, 돌리고, 누르는 동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지난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언급하며 손이 “로봇 전체에서 공학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중국 로봇손 기업 링커봇 창업자 저우융은 “로봇손을 만드는 일은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것보다 100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손은 다른 신체 부위보다 10배 더 정교하게 움직여야 하지만, 부피는 다른 부위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2023년 설립된 링커봇은 현재 한 달에 약 5000개의 로봇손을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저우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고성능 의수 가격도 장기적으로 개당 1000달러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로봇손 개발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라는 두 가지 난제가 있다. 하드웨어 경쟁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 비용을 낮추면서도 정교한 부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는 제조 공급망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전기차 산업의 성장은 리튬이온 배터리와 소형 모터 등 로봇 부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업들을 키워냈다.
중국에서 로봇 관련 기업으로 등록된 업체는 이미 100만곳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신규 등록은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정교한 로봇손 산업 규모도 2024년 130억 위안에서 지난해 500억 위안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손을 만드는 것과 손을 제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영국 브리스틀대의 로봇·AI 전문가 네이선 레포라는 “이런 로봇손을 만드는 문제는 이제 풀려가고 있다”며 “하지만 로봇손을 제어하는 문제는 차원이 다르다. 아직 누구도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사람이 멀리서 로봇손을 조종하는 원격조작 방식이나 센서 장갑을 통해 학습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사람이 장갑을 끼고 일상 동작을 하면 움직임뿐 아니라 압력과 촉각 데이터도 수집할 수 있다. 사람은 달걀을 프라이팬 가장자리에 부딪혀 깨면서도 손으로 으깨지 않지만, 이런 감각은 로봇에게 아직 낯선 영역이다.
판은 정교한 손 조작을 위해서는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또 무엇을 만지고 느끼는지를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가 “매우 복잡하며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했다. 중국 로봇업계는 이 난제를 풀면 휴머노이드 로봇이 무대용 볼거리를 넘어 빨래와 요리, 돌봄 같은 일상 업무를 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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