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서 최소 16명 사망…아파트 15곳 파손·화재 잇따라
우크라 공군 "탄도미사일 23발 요격 실패"…젤렌스키 "패트리엇 부족"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는 키이우를 집중 겨냥해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을 벌였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드론과 순항미사일 상당수를 요격했지만, 탄도미사일은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수십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드론과 순항미사일은 상당 부분 요격했지만, 러시아 탄도미사일은 막지 못했다”며 “요격미사일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NYT는 전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파트너들이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영공을 방어하고 민간인의 생명을 보호할 실질적인 지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탄도미사일은 순항미사일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방공망 가운데 패트리엇 방공체계만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패트리엇 방공체계와 요격미사일 추가 지원을 거듭 요청해 왔다.
키이우에서는 날이 밝자 도심 곳곳에서 짙은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여러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파손된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잔해 속에 갇힌 곳도 있다고 밝혔다. 키이우 당국은 밤사이 주택·아파트 등 주거건물 최소 15곳이 파괴되거나 파손됐다고 전했다.
도심 인근의 한 9층짜리 아파트는 미사일 공격으로 위쪽 4개 층이 크게 부서지고 내부 집기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피해 주민과 가족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울며 구조대가 크레인으로 콘크리트 잔해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주민들은 폭발이 새벽 1시 직후 짧은 간격으로 세 차례 잇따랐다고 말했다. 주민 바딤 리트비슈코는 “폭발 소리에 잠에서 깼다”고 말했다. NYT는 리트비슈코와 아내 테티아나, 10세 아들 세르히가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지만, 같은 건물의 다른 쪽에 있던 이들 가족의 집은 큰 피해를 피했다고 전했다.
피해 현장에서는 러시아와의 협상에 대한 불신도 컸다. 구조 작업을 지켜보던 테티아나 벨루소바는 “집이 드론이나 미사일에 맞은 뒤 러시아와 협상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믿기 어렵다”며 “사람들은 러시아 대통령과는 합의할 수 없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양측의 공격은 전선 밖 도시와 시설로도 번지고 있다. NYT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국민도 전쟁의 부담을 체감하게 하려는 전략으로 러시아 내 정유시설과 군수공장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확대해 왔다고 전했다. 이 공격으로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연료난도 발생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뚜렷한 진전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미사일과 드론을 대량으로 동원해 우크라이나 대도시 방공망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공격을 반복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공습은 공장과 창고뿐 아니라 아파트 등 민간 시설도 타격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일에도 키이우를 상대로 약 12시간 동안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다. 당시 공격으로 31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7~8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사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두와 통화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도 방공 지원과 종전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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