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모델 '게임패스' 안착 실패…문어발식 스튜디오 팽창도 악수
3200명 감축하고 14단계 보고 체계 거품 뺀다
[서울=뉴시스]이주영 기자 = "우리는 1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64센트를 잃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 사업을 이끄는 아샤 샤르마 엑스박스 최고경영자(CEO)가 사내에 임직원들에게 보낸 반성문이다. 무차별적인 팽창의 대가는 혹독했다. MS 엑스박스가 역사상 최대 규모인 3200명의 인력 감축과 스튜디오 재편을 단행한다.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군살 빼기다.
아샤 샤르마는 이날 엑스박스 임직원에게 보낸 공지 메일을 통해 "2027 회계연도 동안 약 3200명의 인원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엑스박스는 약 1600개의 직무를 폐지하고 4개의 스튜디오를 분리해 새로운 경영진에게 넘긴다.
◆구독 모델 '게임 패스' 도입했지만 수익성 보완 실패
엑스박스는 경쟁 플랫폼 및 경쟁사의 퍼블리싱 사업와 비교해 최대 10배 낮은 수익률로 운영 중이었다.이를 해결하려 도입한 카드가 구독 모델인 '게임 패스'다. 월정액을 내면 수백 개의 게임을 무제한 즐기는 서비스다. 이용자를 묶어두고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결과는 냉혹했다. 목표 가입자는 7700만명이었지만 실제는 3000만명에 그쳤다. 신작을 출시 첫날부터 구독 서비스에 포함하기로 한 결정이 패착이었다. 초기 이용자를 게임패스로 유입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게임 개별 판매 수익을 갉아먹는 '제 살 깎아먹기'가 됐다.
무리한 덩치 키우기도 발목을 잡았다. 2018년 이후 공격적으로 스튜디오를 사들였으나 결국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날리는 적자의 늪이 됐다.
결국 직속 스튜디오 체제를 축소한다. 컴펄전 게임즈와 더블 파인 프로덕션즈는 독립 스튜디오로 바뀐다. 닌자 시어리와 언데드 랩스는 새 주인에게 매각된다. 다만 기존에 개발 중이던 게임 프로젝트는 그대로 유지된다.
◆보고서만 만드는 조직…14단계 결재 라인 칼질
비대해진 조직 구조도 문제였다. 보고 체계만 14단계에 달했다. 창의적인 게임을 개발해야 할 조직이 보고서만 만드는 집단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엑스박스는 이번 구조조정을 계기로 관리 계층을 3~5단계로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조직도 전면 개편한다. 하드웨어와 플랫폼, 콘텐츠를 아우르는 최고운영책임자(COO) 직책을 처음으로 만든다. 따로 놀던 팀과 스튜디오의 목표를 하나로 묶어 관리하기 위해서다.
신임 COO에는 헬렌 치앙이 임명됐다. 마인크래프트 등 핵심 사업을 20년간 이끈 베테랑이다. 치앙 COO는 사업 부문을 하나의 모델로 통합하고 투자 결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임무를 맡는다.
한편 17년간 플랫폼 운영을 맡았던 데이브 맥카시는 이번 개편과 함께 회사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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