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현등사 극락전 등 부불전 6건
금산 영천암 무량수각 등 요사채 4건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불전과 석탑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사찰의 부불전과 수행·생활 공간인 요사채가 국가지정 문화유산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가평 현등사 극락전' 등 부불전 6건과 '금산 영천암 무량수각' 등 요사채 4건 등 모두 10건의 불교 건축유산을 국가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건축물들은 조선 중·후기인 17~19세기에 건립되거나 중건된 것으로, 조선시대 사찰 건축의 양식과 승려들의 수행·생활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축유산이다.
국가유산청은 적극 행정의 하나로 불교계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그동안 지정 자치가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부불전과 요사채를 조사·발굴했다.
부불전은 조선 후기 전통 목조건축의 양식과 기법을 온전하게 간직하고 있으며, 요사채는 시대에 따른 사찰의 산중 수행과 생활문화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에 보물로 부불전은 가평 현등사 극락전, 괴산 각연사 비로전, 고창 선운사 영산전, 순천 선암사 원통전, 순천 송광사 응진당, 경주 기림사 응진전 등 6곳이다.
가평 현등사 극락전은 1763년 화재 이후 1765년 중건된 건물이다. 최근 해체·보수 과정에서 발견된 상량묵서와 연륜연대 분석을 통해 주요 목부재가 당시의 것임이 확인됐다. 경기 북부 지역에 드물게 남아 있는 조선시대 불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괴산 각연사 비로전은 건축 양식과 중수상량문 기록 등을 통해 1499년에 중건된 것으로 판단된다.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다포계 건물로, 배흘림기둥과 고려 초기 양식의 부재를 재사용한 고식 수법이 잘 남아 있어 건축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
고창 선운사 영산전은 2층 장륙전에서 각황전을 거쳐 1821년 현재 단층 영산전으로 개축된 과정을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건물의 변화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순천 선암사 원통전은 1828년 재건 당시 왕실 원당의 역할을 했던 건물이다. 정면 1칸이 앞으로 돌출된 '丁(정)'자형 평면과 내부에 불상을 모신 감실형 구조 등 보기 드문 건축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호남 지역 특유의 단청과 꽃살문, 민화풍 별화도 높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순천 송광사 응진당은 1504년에 창건돼 1623년 중수된 건물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익공계 맞배지붕 형식으로 다양한 고식 기법을 간직하고 있으며, 보물인 목조석가여래삼존상과 소조 16나한상 등을 봉안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도 크다.
경주 기림사 응진전은 1649년 중창된 이후 큰 훼손 없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측면에 높은 기둥을 사용하지 않고 하나의 보로 구성한 유례가 드문 구조와 화려한 초각 장식은 조선 중·후기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요사채로는 금산 영천암 무량수각, 청양 장곡사 설선당, 부안 내소사 설선당과 요사, 익산 숭림사 정혜원 등 4건이 새롭게 보물이 됐다.
금산 영천암 무량수각은 1786년에 중수된 인법당으로, 승려가 거처하는 온돌방에 불상을 모셔 수행과 생활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승장 영규대사와 관련된 장소라는 점에서도 역사적 의미가 크다.
청양 장곡사 설선당은 연륜연대 분석을 통해 1569년 중수 또는 중창된 것으로 추정되는 비교적 이른 시기의 요사채다. 최초 정면 3칸 규모에서 생활 방식의 변화에 따라 증축되면서 조선 중기부터 후기까지 공포 양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부안 내소사 설선당과 요사는 1640년 내소사 중창 당시 건립된 'ㅁ'자형 평면 구조의 건물이다. 두 개의 맞배지붕 건물을 연결한 독특한 구조로 산중생활의 다양한 기능을 담아냈으며, 자연지형을 활용하면서도 위계적 공간 구성을 온전하게 갖추고 있다.
익산 숭림사 정혜원은 1644년에 건립된 건물로 건립 당시 가구 구조를 잘 유지하고 있다. 상량기문에는 목재 수급 과정은 물론 철물과 소금 등 공사 자재 조달 방식, 승려 장인과 민간 장인의 공동 참여 사실이 기록돼 있어 17세기 사찰 건축 공사의 실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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