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비하 논란' 속 중징계, 방문 거절 끝 성사
상처 품어 안은 광주일고…갈등 매듭짓고 '상생'
6일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이효준 배재고등학교 학교장, 야구부 지도자·학생 선수, 학부모 등 68명은 이날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일고를 공식 방문한 뒤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번 방문은 논란 발생 이후 배재고 측이 광주 지역사회와 피해 학교에 직접 사죄의 뜻을 전하고 화해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이번 논란은 지난 6월29일 청룡기 고교야구 대회 도중 배재고 응원석에서 광주일고를 겨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촉발됐다. 해당 표현이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은어로 지목되면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6개월 출전 정지 중징계, 배재고 앞 근조화환 항의 등 체육계와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낳았다.
이후 배재고 측이 수습을 위해 추진했던 사과 방문이 광주일고의 기말시험 기간과 겹쳐 한 차례 거절당했다. 이 과정에서 정체불명의 인물이 광주일고를 대상으로 폭발물 협박 전화를 걸어 경찰이 출동하는 등 한때 소동도 일었다.
그러나 파행 위기에 놓였던 사과 방문은 광주일고 측의 대승적 결단으로 반전을 맞이했다.
광주일고는 깊어진 갈등의 골을 방치하기보다 잘못을 뉘우치고 찾아오는 상대 학교 학생들을 너그러운 관용으로 포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청소년 시기의 실수를 다그치기보다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교육적 해결'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화해 기조 속에 이날 오후 광주에 도착한 배재고 방문단은 먼저 광주일고를 찾아 교직원과 학생 동문 등에게 공식 사과문을 전달하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배재고 야구부 감독은 "광주일고를 향한 저희 야구부 학생 선수들의 지역 비하 응원은 무엇으로도 변명할 수 없는 잘못"이라며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과오를 인정하며 지도자로서 져야 할 책임을 겸허히 감당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광주일고 측은 배재고 방문단의 사과를 따뜻하게 수용하며 성숙한 포용력을 보여줬다.
광주일고 야구부 감독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 실수는 반성하면 된다. 다시 그라운드에서 만난다면 정정당당하게 멋진 경기를 펼치자"고 화답했다. 광주일고 야구부 선수 대표도 "이번 일을 통해 저희 광주일고 역시 남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배재고 학생들 고개 들고 어깨 펴라. 더 잘살기 위해 어깨 움츠리지 말고, 다음에 광주일고 학생을 만나면 멋진 승부를 펼쳐 주는 게 용서를 구하는 가장 멋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학생독립운동 당시 전국적으로 배재고 학생들이 함께하며 옥고를 치른 것으로 안다. 양교 모두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명문학교다. 선배들이 이룬 자랑스러운 전통이 한순간에 부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일고에서 화해의 뜻을 모은 배재고 방문단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어 국립5·18민주묘지로 이동해 오월 영령들 앞에 참배하며 깊은 성찰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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