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냉전 종식 이후 필요할때마다 유럽 도와…트럼프, 유럽 안보 흔들어"
"미국이 자초한 피해 복구 못하면 동맹 잃을 것" 나토 회의 앞두고 경고
신뢰 흔들리자 유럽 '대서양 동맹' 대안 모색…"美 대신 中·러로 기울 수도"
볼프강 이싱어 뮌헨안보회의(MSC) 의장은 6일(현지 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A)에 게재한 '대서양 동맹 신뢰 없이 존속할 수 없다'는 제하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싱어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년 넘게 유럽의 동맹국들이 미국의 안보 보장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며 "그는 2015년 첫 대선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공정한 몫'을 부담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들을 비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당선 이후 동맹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했고, 2024년 재선 출마 당시에도 같은 위협을 했다"며 "피트 헤그세스 현 국방장관은 유럽 내 미군 배치와 주요 기지 현황에 대해 포괄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이 회의 전반에 걸쳐 분명히 드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지만, 나토와의 갈등은 봉합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싱어 의장은 "미국은 냉전 종식 이후 여러 차례 유럽 안보에 대한 기여를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해 왔지만 필요할 때마다 유럽을 방어해 왔다"며 "1992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발발한 전쟁을 유럽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음이 드러나자 미국이 개입해 분쟁을 종식한 협상의 길을 열어준 것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싱어 의장은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유럽의 안보의식을 뒤흔들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이해관계를 경시했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과 이란과의 전쟁 개시를 위한 미국의 내부 논의에서 유럽 국가들을 배제했으며 유럽 주둔 미국 재래식 부대의 철수를 조율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을 신뢰할 수 없고, 러시아가 침략할 경우 홀로 맞서야 할 것을 우려한 유럽은 유능한 군사 강국이 되는 데 필요한 자원을 모으기 시작했다"며 "아이러니한 점은 유럽이 미국이 곁에 두고 싶어 할 만한 파트너로 거듭나는 시점에, 미국의 행동이 동맹과의 관계에서 신뢰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싱어 의장은 "미국이 나토의 가치를 무시하고 자신들이 자초한 피해를 복구하지 못한다면, 미국은 귀중한 동맹을 완전히 잃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싱어 의장은 "대부분의 나토 회원국이 202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라는 국방비 지출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했다"며 "현재 유럽 동맹국들과 캐나다는 나토 총 국방비 지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신뢰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유럽의 새로운 국방 공약이 동맹에 가져다주는 이점은 모든 사라질 수 있다"며 "미국은 이란을 공격하기 전에 유럽 지도자들과 논의하지 않았고, 그 결과 유럽 각국 정부는 이후 이 전쟁과 거리를 두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싱어 의장은 "2003년 여러 유럽 국가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했지만, 동맹으로서의 연대감 때문에 제한적인 지원을 했다"며 "오늘날 유럽 국가들은 전쟁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다. 일부 국가는 이란전과 관련해 미군에 자국 영공이나 기지를 이용하는 것을 제한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면서 유럽이 대서양 동맹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싱어 의장은 "일부 국가는 중남미 및 기타 지역의 국가들이 그렇게 하고 있듯이, 중국과의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는 등 중국과 미국 사이에 균형을 잡으려 할 수 있다"며 "심지어 일부 국가는 중국 편에 서기로 선택할 수 있다. 유럽 국가에서 극우 정당이 권력을 잡으면, 이들 정당은 미국보다 러시아와 정치·경제·에너지 분야 유대를 다시 강화하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은 유럽이 미국 방위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경쟁력을 갖춘 유럽의 방위산업 기반은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는 동맹의 산업 역량을 확대함으로써 나토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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