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제동에 소비자보호국 폐쇄 실패…새 사무실 임대·직원 복귀 명령
소형 금융기관 감독도 강화…소비자단체 "약한 곳만 때린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악관은 최근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CFPB 부국장을 지낸 캐피털원 임원 브라이언 존슨을 CFPB 국장으로 지명했다. CFPB는 워싱턴 남서부에 새 사무실도 임대했고, 재택근무 중이던 직원들을 다시 사무실로 불러들이기 시작했다.
CFPB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회사의 부당행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의회가 만든 기관이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공화당은 그동안 CFPB가 기업 감독에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다고 비판해왔다.
현재 CFPB 국장대행은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인 러셀 보트다. 보트 대행은 과거 행정부가 CFPB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소형 금융기관을 겨냥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취임 초기 CFPB 직원의 90%를 해고하려 했고, 추가 자금 지원 요청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 정부와 소비자단체, CFPB 직원들이 소송을 내면서 보트 대행의 조치는 연방법원에서 무기한 중단됐다. 지난 4월 내놓은 CFPB 인력 절반 이상 감축 계획도 지난 6월 법원에 막혔다.
다만 보트 대행은 백악관 인근 CFPB 본부 임대 계약을 종료하고, 대기업 상대 집행 사건은 대부분 취하하거나 합의로 마무리했다. CFPB는 은행 감독 업무를 포함한 모든 업무를 한때 원격근무로 전환했고, 감독관들은 기업이나 금융기관을 대하기 전 ‘겸손’을 다짐하는 서약을 해야 했다.
워싱턴 밖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워싱턴으로 옮길지 2주 안에 결정하라는 통보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 사무실 규모가 기존 직원을 모두 수용하기에 충분하지 않아, 이 같은 조치가 스스로 퇴사를 유도하는 사실상 감원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현직 직원은 “다시 정상화되는 줄 알았다”며 “하지만 최근 계획을 보고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CFPB는 최근 지역개발금융기관(CDFI)에 감독 자료 제출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CDFI는 저소득층과 금융 소외지역에 대출을 제공하는 정부 지원 소형 금융기관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 기관 예산 삭감을 추진해왔고, 보트 대행도 의회 반대에도 자금 집행을 막으려 한 바 있다.
CFPB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 자격 기준에 관한 새 지침도 내놨다. 이 조치는 이민자들이 대출과 신용카드를 이용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CFPB는 또 특정 차입자를 대출이나 금융서비스에서 배제하는 이른바 ‘금융 배제’ 관행을 막기 위한 지침도 발표했다.
CFPB 대변인 레이철 컬리는 보트 대행의 조치에 대해 “기관 운영을 법이 정한 범위 안으로 되돌리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로힛 초프라 전 CFPB 국장 체제에서 CFPB가 정치적 반대자와 비우호적인 업종을 겨냥하는 데 동원됐다고 비판했다.
존슨 지명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존슨은 과거 의회 증언에서 CFPB의 집행 권한을 좁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CFPB 예산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그가 CFPB 내부 구조를 잘 아는 동시에 금융업계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인물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워런 상원의원은 존슨 지명을 두고 “기관을 끝내 없애려는 다음 구조조정 칼잡이가 온다”고 비판했다. CFPB 지도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존슨 지명과 새 사무실 임대, 중단된 감원 계획이 모두 CFPB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려는 행정부 목표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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